<갑자기 회사 문을 닫는다 한다>
8명 정도 있던 직원들 가운데 한 명씩 한 명씩 퇴사를 하면서 남은 인원은 5명 정도였다.
사람들이 그만둘 때마다 새로운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니라, 남은 직원들에게 일을 맡겼다. 일을 맡는 직원들도 아무 말도 하지를 않았는지 이야기를 했는지는 잘 모르지만, 어쨌든 구멍 없이 회사는 잘 굴러갔다.
입사를 하고 6개월이 지난 마지막을 4일 정도 남겨둔 날이었다. 대표가 갑자기 회사를 요번 주 안으로 폐업한다고 말을 하였다.
모든 직원들은 정말 벙 쪘다.
회사의 폐업을 문 닫기 4일 전에 말하는 대표가 어디 있을까? 물론 문 닫기 하루 전에도 말하는 대표도 있을 것이다 모든 대표를 다 겪어 보지는 않았기 때문에 말을 하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이건 보통의 평범함을 뛰어넘는 일이지 않는가!
저 말을 듣고 걱정이 된 건 첫째 지원금이었다
하지만 회사가 문을 닫는다고 하면 어떻게 할 수가 없는 일이 아닌가 뭐 까라면 까는 게 직원의 입장이니 말이다.
그렇게 퇴사를 하려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지원금 중도해지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고 했는데, 이틀 뒤에 대표가 갑자기 부르더니 이야기를 하자고 하였다
무슨 이야기를 하나 했더니...
"도경아, 너는 나랑 같이 계속하자"
"네? 폐업한다고 하시지 않으셨어요?"
"어떻게 폐업을 해. 그 말을 믿었어? 내가 이 회사 폐업을 왜 해. 홈페이지 만드는 거며 돈 들어간 게 얼만데"
"그럼 왜 갑자기 폐업하신다고 하신 거예요?"
"아니 직원들 좀 정리하려고 폐업할 만큼 어렵다고 해야 해고하는 입장에서도 해고를 당하는 입장에서도 괜찮을 것 같아서"
"그냥 그만두라고 말을 하는 게 나을 것 같은데... 저는 그만두려고 해요"
"왜? 같이 하자 어?"
"....... 고민 좀 해볼게요"
이때가 도경이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였다
흙구덩이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기회
하늘에서 동아줄을 내려주신 건데 동아줄이 아닌 썩은 동아줄을 잡아 버린 도경이었다.
정말 고민을 엄청 많이 했다. 왜냐면 지원금 때문이었다. 지원금을 이미 6개월 이상 넣었고 이걸 해지하고 다른 곳을 간다고 하더라도 지원금을 할 수 있을지 미지수였고, 무엇보다 6개월 넣은 것도 아까웠기 때문이다. 그리고 목돈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고민을 하다가 며칠 뒤 대표한테 알았다고 하였다.
그리고, 이때만 해도 대표와 도경이의 사이는 나쁘지 않고 오히려 좋았기 때문에 더 고민을 했던 것이다.
"계속 다닐게요"
"그럼 도경아 네가 물건 제대로 오는지 확인하고 맞는지만 봐줘, 어차피 세금계산서 관련해서 업체랑 연락하니까 추가로 그것만 하면 될 것 같아 그리고, 아침에 물건 온 거 바코드 업로드해 주는 것만 하면 돼"
"네 알겠어요. 대표님 드릴 말씀이 있어요"
"어, 말해봐 뭔데?"
"시간을 1시간 앞당겨서 출근할게요 그리고 지원금 받는 건 끝까지 책임져 주세요. 이 2가지는 대표님이 끝까지 책임을 져주셔야 다닐 수 있을 것 같아요"
"어 알았어 그건 뭐 당연히 끝까지 해줘야지"
(아침에 물건 온 거 바코드 작업은 프로그램에 올리는 건 클릭 몇 번만 하면 될 일이고, 물건이 왔는지 안 왔는지는 가져다주시는 분하고 연락만 하면 되기 때문에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였다)
그렇게 다시 일을 다니기 시작했고, 회사는 포장과 배송 관련 일을 하는 2명의 사람을 잘랐다.
원래는 CS도 전화를 안 받고 게시판 문의로만 돌려서 대표 본인이 한다고 했는데 도저히 못할 것 같았는지 CS 하는 직원에게 다시 다녀달라고 부탁을 하였다.
남은 인원은 CS 1명, 경리 1명, 그리고 웹관리과장님이었다.
CS도 지원금을 받는 직원 중에 한 명이었다. 이 사람도 나처럼 황당해서 맨 처음에는 그만둔다고 하다가 다시 다니게 되었다. 그렇게 회사에서의 제2막이 시작되었다.
이 뒤로 대표는 더 이상 통장에 자기돈을 넣지 않아도 되었다. 그전에는 지급해야 될 돈보다 매출이 적어서 자기 돈을 넣어 지출을 하곤 했는데, 이제는 돈을 넣지 않고도 돈이 남았다.
나한테는 나쁜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나한테는 잘 대해주며 친절하다고
나한테는 웃으며 상냥하다고
나한테는 상식적으로 행동한다고
이렇게 착각하지 말자
다른 사람한테 하는 행동과 말 대하는 걸 보면서
언젠가는 저 행동을 나한테도 할 수 있다는 걸 생각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