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소녀다.
비단결 같은 부드러움과 새벽바람 같은 촉촉함을 지닌 꽃
가시 뒤에 희디흰 순결을 감추고 부끄러워 무리 지어 피어났다.
쉴 새 없이 도란도란 이어지는 이야기들이
잎새 사이로 떨어지고 순한 오월 바람결에 실려 둥둥 떠다니다가 흩어진다.
정다운 고향이다.
낯익은 향기를 따라가다 보면 거기 어김없이
찔레꽃이 마법처럼 펼쳐진다.
통통한 찔레순 껍질을 죽죽 벗겨 먹다 보면 덜 찬 속을 채워준다.
겨울 눈 속의 정열의 빨강 열매는 깊은 산골 허기진 꿩의 배를 채워주는 양식이었다.
즐거운 기다림이다.
산골 아이들은 겨울을 기다렸다.
찔레 열매에 독약을 넣어 잡은 꿩은 아이들의 용돈 벌이가 됐다.
찔레는 꿩보다 더 배고픈 아이들의 희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