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내기나 벼베기를 일일이 손으로 하던 시절
배가 출출해지면 일꾼들이 마을 쪽을 쳐다보는 횟수가 잦아졌다.
이제야 새참이 오려나 저제야 점심이 오려나
저 멀리 들길에 아낙네들이 대광주리를 머리에 이고 나타나면
동지섣달 꽃 본 듯이 반갑고도 반가웠다.
막걸리 한 잔, 빈대떡 한 젓가락으로도 살맛 나게 하던 배달의 힘.
편지 한 장을 기다리며 애태우고 가슴 조이던 시절
집에서 기다릴 수 없어 골목길을 서성이며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이제야 편지가 오려나 저제야 소식이 오려나
골목길에 인기척이 들리고 자전거를 탄 집배원 아저씨가 나타나면
옛 친구를 만난 듯이 기쁘고도 기뻤다.
비뚤비뚤한 글씨의 짤막한 편지에서도 사랑을 읽을 수 있게 하던 배달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