샛노란 은행나무 터널을 바라보며 감탄한다.
"어머나 세상에, 너무 이쁘다."
나무 아래로 들어서는 순간 지뢰라도 밟은 듯 비명이 터져 나온다.
"어머나 세상에, 냄새가 너무 지독해."
사람들은 열매를 탓한다.
터지고 으깨져 곤죽이 된 채 널브러진 열매는 누구를 탓하랴
한바탕 전투가 벌어진 듯한 전장에는 사람들의 원성이 끊이질 않는다.
그러거나 말거나
은행잎 하나가 톡 떨어진다.
잊을만하면 또 하나
심심하다는 듯 또 하나가
모양과 크기 상관없이
제멋대로, 제 멋에 겨워
톡 톡 툭 톡 툭 뚝 톡 툭 톡
툭툭 뚝 톡 톡 뚝 톡톡 뚝 뚝 톡
뚝 톡 툭 뚝 둑 톡 톡 툭 뚝 뚝
세월이 하염없이 가고 있다고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고 했는데
그깟 냄새나는 은행열매 하나 밟았다고 그렇게 호들갑이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