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떼는 말이야

by ocasam

커피를 마시기 위해 다방에 들어서면

다방 레지(lady)가 먼저 반갑게 인사를 했어.

'어서 오세요~~~~~~."

말끝을 늘이면 더 반가운 표현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어.


형사처럼 다방 내부를 쫙 한 번 훑고는 자리에 앉으면

진한 립스틱의 레지(lady)가 껌을 딱딱 씹으며 주문을 받으러 왔어.

커피를 주문하면 바로 주방을 향하여 소리쳤어.

"언니~~~. 여기 커피 셋~~~." 또는

"이모~~~. 여기 커피 셋~~~."

그때도 언니나 이모는 친언니나 친이모는 아니었어.

요즘도 식당 같은 데 가면 친근한 의미로 많이 쓰잖아.

그러고 보면 언니, 이모는 하루아침에 생긴 게 아니었네.


어떤 종류의 커피를 마실 것인지는 묻지 않았어.

손님들이 알아서 여러 종류의 커피를 제조할 테니까.

테이블 위에는 설탕과 프리마가 담긴 통이 있었어.

다방 레지(lady)가 커피의 김이 솔솔 오르는 잔을 들고 오면

손님들은 자기만의 취향으로 믹스 커피를 제조했어.


커피, 프리마, 설탕을 섞어 만든 달달한 커피

프리마를 뺀 담백하고 달달한 커피

프리마와 설탕을 뺀 블랙커피


다른 사람들에게 세련되었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서

블랙커피를 마시기도 했어.

웃으며 쓰디쓴 커피를 마시다 보면 사람들이 한 마디씩 하곤 했지.

"야, 너 정말 제대로 마실줄 아는구나. 그런데 쓰지 않아?"

"전혀."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지만 관심을 받으면 기분 좋았어.


정다방, 솔다방, 약속다방, 학다방, 길다방, 별다방, 청춘다방, 고향다방, 역전다방.......

언제부턴가 그 많던 다방들은 슬그머니 사라져 버렸어.

언제부턴가 부지런한 언니, 이모들과 어여쁜 레지(lady)들도 세월따라 가버렸어.

다방들을 되뇌다 보니 그날의 커피 향이 진하게 느껴지는 것도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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