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발

by ocasam


대한민국 국기

새마을 녹색기

지방 군청기


공설운동장을 둘러싼 높은 언덕배기에는

세 개의 깃발이 사시사철 형벌처럼 깃대에 매달려 있다.

깃발의 끝부분은 해져서 뜯겨 나온 실가닥 몇 개가 치렁치렁 늘어져 있다.


바람이 불면 깃발은 자신을 붙들고 있는 쇠줄을 깃대에 부딪친다.

"제발 나를 놓아주세요. 연처럼 날고 싶어요."

염원을 담은 애달픈 풍경소리가 허공을 맴돈다.

"쨍그렁 쨍그렁......."


바람이 없는 날 깃발은 후줄근히 늘어져 있다.

"제발 나를 풀어 주세요, 새처럼 날고 싶어요."

"......"


일 년에 단 한 번 열리는 군민체육대회 전 날

쇠진한 몸이 해방되는 날이다.

깃발은 고이 모셔져 소각장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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