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조각배입니다.
어지러운 세파에 흔들리는 주인을
둥둥둥 싣고 다녔던 조각배입니다.
날이 갈수록 내가 싫증 났는지
집에 돌아온 주인은 발을 신경질적으로 흔들어
나를 현관 바닥에 내동댕이쳤습니다.
며칠 전에 주인은
호화로운 보트를 마련했습니다.
반듯하게 정박해 있는 것으로 보아
아주 비싼가 보다고 생각했습니다.
주인과의 이별이 가까워졌음을 직감했습니다.
미운 정 고운 정이 들었는지 주인을 차마 미워할 수는 없었습니다.
땀 배이고 냄새나는 나 자신을 미워할 수밖에 별도리가 없었습니다.
하루가 지나고
주인은 나를 종량제 봉투에 처넣었습니다.
봉투 비용이 아까웠는지
봉투가 터지기 직전까지 쓰레기를 담았습니다.
나무젓가락은 봉투를 뚫으며 강하게 저항했습니다.
아직은 어두운 새벽
녹색 청소차가 왔고
반쯤 졸린 눈을 한 청소부가
강력범을 체포하듯 우리를 차 안에 밀어 넣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나는 그것이 알고 싶습니다.
내가 무엇을 그리 잘못했는지
나에게 조금의 미련도 없었는지를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