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460 둘째
둘째 졸업식이다.
첫째 이후 2년만의 졸업식.
오늘은 울지 않겠다 결심하며 서둘러 집을 나선다.
졸업식은 10시 30분. 9시40분 도착.
이 정도는 빨라야 앞줄에 앉을 수 있다.
아이돌 무대 뺨치는 자리다툼이다.
내 새끼가 최고의 아이돌이니 당연한 일이다.
졸업식장 입구 졸업사진.
고슴도치 부모가 된다.
이리보고 저리봐도 내새끼가 최고다.
다들 그런지 사진 앞에 선 부모들의 눈에 하트가 터진다.
잠시 후 발표회 겸 졸업식이 시작됐다.
어린이집 최고 형님들
7살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우리 아들 작은북 담당.
숨은 쉬는 지, 긴장한 표정으로 선생님만 바라본다.
무대에서 싱글벙글 하던 첫째와는 다른 모습이다.
졸업생 장기자랑이 끝나고 졸업장 수여가 이어졌다.
상장도 함께 수여한다.
조용한 용기상.
제 옷 같이 딱 맞는 상을 받았다.
각양각색의 상들이 줄을 잇는다.
골고루 잘먹어 상. 사랑받고 자란 상.
학부모들 얼굴에 미소가 그득하다.
내 아이와 남의 아이를 가리지 않고 박수가 쏟아진다.
졸업장 수여가 끝나고 깜짝 시상식이 있었다.
학부모 감사상.
만 0세부터 7년간 어린이집을 다닌 졸업생 부모에게 주는 상이다.
대상이 2가정 이었는데, 우리집도 포함되었다.
아내가 대표로 상을 받았다.
학교에서도 늘 표창을 받더니 아이 졸업식에서도 상을 받는 아내.
잘하는 사람은 어딜 가든 상을 받는다.
아이들이 마지막 무대를 준비하는 동안
장래희망 발표 영상을 상영했다.
우리 아들 꿈은 대통령.
"우리나라가 땅이 좀 좁은 것 같아서 넓게 하겠습니다!"
공약은 통일 아니면 전쟁인데...
아들아, 어느 쪽이건 쉽지않은 대통령이 되겠구나ㅎㅎㅎ.
영상시청이 끝나고,
대망의 하이라이트. 졸업식의 꽃.
부모님께 감사인사를 하는 시간이다.
꼬물꼬물 예비초등 어린이들이 무대 위에 줄지어 서고
엄마들은 앞으로 나와 아이를 마주했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장미꽃을 주고, 감사노래를 부른다.
이렇게까지 하면 눈물을 참을 수 없다.
여기저기 눈물을 찍어내는 학부모들이 나타난다.
졸업식을 마치고, 친한 친구들과 사진을 찍었다.
다들 인물이 훌륭하다.
다음 주면 같은 학교에서 만날 어린이들.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표정으론 알 수가 없다.
어린이집은 학교 와는 비교할 수 없는 드라마틱한 성장을 담고 있다.
누워서 우는 것 밖에 못하던 아이가 7살이 되었다.
모든 걸 지켜본 어린이집 선생님은 부모 만큼이나 아이를 잘 알고 있다.
7년. 초등학교보다 더 긴 시간.
건강하게 아이를 돌봐준 어린이집에 너무너무 감사할 뿐이다.
졸업식이 끝났으니 밥을 먹어야지.
"아들, 오늘 뭐 먹을래?"
"짜장면!!"
그래...졸업식엔 짜장면이지.
넌 참 고전적이구나...ㅎㅎㅎ
그렇게.
오늘.
우리집 마지막 원아가 졸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