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게 아니라, 짱이었어!

D+3341 첫째

by 바다별

토요일은 늦잠 자는 날이다.

느지막이 일어나서, 아점을 먹는다.

특별한 나들이 계획이 없다면,

나를 제외한 아내와 아이들 주말 기상시간은 9시 30분이다.


그런데 오늘은 다르다.

토요일이지만 평소보다 빨리 일어난다.

전부터 벼르던 소풍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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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은 며칠전부터 에버랜드에서 할 일을 수첩에 적으며 준비했다.

태권도에서 에버랜드로 소풍을 간다.

올해는 첫째, 둘째 모두 참여하기로 했다.

출발 시간이 7시 50분이니, 평일보다 훨씬 서둘러야 한다.


8시.

아이들이 탄 버스가 출발했다.

돌아오는 시간은 저녁 7시 30분.

세상에!!

하루종일 애들이 없다!

이런날은 아내와 나도 서둘러야한다.




9시. 조조영화를 예매했다.

관객수 1200만을 넘었다는 "왕과 사는 남자"

아이들 없이 둘이 오는 영화관,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설레는 마음에 사진찍는 것도 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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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참 좋았다.


살기위해 부아가 치미는 유해진씨 연기도 좋았고,

외통수에서 발버둥치는 박지훈씨 연기도 일품이었다.

유지태씨는 무섭더라...

오랜만에 만난 '한 번 더 봐도 좋을 영화'였다.


영화초반 조금 튀는 부분이 있엇지만;;;

좋은 면만 보자고 다짐했으니, 흐린눈 하기로 했다.ㅎ


여기저기 훌쩍이는 소리 덕분에

나도 맘 편히 영화를 볼 수 있었다.

아내는 예상보다 덜 울었다.

추스릴 수 없을 정도일거라 예상했는데...

너무 멀쩡한 모습이라 의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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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본 후 애들 메뉴 걱정없이 점심을 먹고,

칭얼거림 없이 여유있는 쇼핑을 즐겼다.


아이들은 없지만 언제나 아이들 이야기다.

점심을 먹을 때는 "이거 리안이 스타일이네"

쇼핑할 때는 "몇년만 더 어려도 좋아했을텐데."

자리에 없는 아이들 책을 고르러 서점을 들린다.

어느 새 삶의 대부분을 채워버린 녀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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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빠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에버랜드에서 보내오는 사진은 함박웃음이 가득이다.

물론 아이들 없이 나란히 앉은 우리도 함박웃음 가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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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을 마치고,

집 앞 고깃집에서 저녁까지 먹고 나서야 아이들이 돌아왔다.


딸은 에버랜드 기운에 취해 아직도 얼굴이 발갛다.

오늘 하루 16000보나 걸어다녔단다.


"오늘 어땠어? 좋았어?"

뻔한 대답을 기대한 뻔한 질문.


아이는 함박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가로 젓는다.

"무슨 소리야! 이건 좋았다 정도가 아니라구! 짱이었어!"


엄청 재미있었나보구나.

아빠도 오늘 짱이었어!ㅎㅎㅎ


떨어져 있어서 짱이었고,

안전하게 잘 돌아와서 더 짱이었어.

딸아, 아들아.

우리 이렇게 종종 떨어져서 놀자꾸나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