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337 첫째
3학년이 되면서 학원 다니는 아이들이 더 늘었다.
딸도 학원을 많이 다닌다.
태권도, 미술, 피아노, 수영.
방과 후 활동인 컴퓨터와 웹툰그리기까지 합치면 6개나 다니는 셈이다.
다만 교과와 관계된 학원이 하나도 없다.
"친구들이 공부학원 안 다녀서 부럽대. 그런데 난 좀 불안하긴 해."
딸은 아이들의 부러움을 사는 것이 기분 좋으면서도 한편으론 불안하다.
"리안이는 지금 엄마, 아빠랑 공부하고 있잖아.
지금도 잘하고 있으니까 걱정하지마.
더 큰 언니가 되서 리안이가 필요하다고 느끼면, 학원은 그때 가도 괜찮아."
아내가 찬찬히 설명해주자 딸도 마음이 놓인다.
몇 번 이야기 했듯, 우리 집 두 아이는 집에서 공부한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잠들기 전까지, 2시간이 공부시간이다.
수학 개념서 1장, 연산 1장.
국어 문제집 1장.
영어 읽고 쓰기 1장.
아이들 하루 공부량이다.
첫째는 영어말하기 1장을 더 한다.
컨디션이 좋아 빨리 마칠 때도 있지만,
보통 1시간 30분에서 2시간이 걸린다.
집중을 못하면 3시간, 4시간을 훌쩍 넘기기도 한다.
시간이 늦더라도, 정해진 양은 반드시 끝내는 것이 규칙이다.
아직 초등학교 저학년.
지금 중요한 것은 "많이 아는 것"이 아니라,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라 생각한다.
매일 정해진 양을 꾸준히 해내는 성실함.
모르는 문제가 있으면 알 때까지 풀어보는 끈기.
지루하고 힘들어도 끝까지 견디는 집중력.
아내와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다.
이것들은 오히려 학원에서 더 배우기 힘들다.
여러 아이들에 맞춰 진도를 나가면, 한 명이 모르는 것을 계속 붙잡고 있을 수 없다.
한 문제를 가지고 2시간씩 뱅뱅 도는 일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집은 그렇지 않다.
알 때까지, 이해할 때까지 다시 보고 다시 익힌다.
힘듦을 견디는 것 자체가 좋은 경험이 된다.
교과 학원 없이 집에서만 공부했지만,
아이들의 학업성취도는 나쁘지 않다.
첫째는 1학년 내내 받아쓰기 100점을 받았다.
친구들이 "리안이는 늘 100점"이라며 칭찬하기도 했다.
될 때까지 한 결과다.
지금은 수준에 맞는 영어 문장을 읽고 말할 수 있다.
풍부한 단어를 사용해서 조리있게 말하고,
수를 계산하는 실력도 좋다.
둘째도 1학년으로서 필요한 글쓰기, 말하기, 셈하기 능력을 갖추고 있다.
마음은 여리지만 또박또박 생각을 말할 수 있다.
엄마와 새로 시작하는 영어도 재미있게 배운다.
책 읽는 습관이 들어 아침에 일어나면 혼자 책을 읽기도 한다.
언젠가 공부를 위해 학원을 가는 때가 있을 것이다.
중학생 혹은 고등학생이 되면,
학원을 갈 수밖에 없는 순간이 올지도 모른다.
그게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지금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히 안다.
아직 우리 아이들은 공부가 아니라.
공부하는 법을 배우는 중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