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밤 자기 전 둘째는 나에게 책을 읽어달라며 가지고 온다.
작년 7월 여름밤도 그랬다.
마침 골라 온 책이 땅에 사는 여러가지 동물이었는데,
그 중에 달팽이가 있었다.
"너, 집달팽이 실제로 본적 있어?"
아직까지 집달팽이를 한 번도 본적이 없다는 둘째.
생각해보니 나도 근래에는 집달팽이를 본적이 없다.
"마침 오늘 비가 내리니까 내일 볼 수 있지 않을까? 아빠랑 찾아보자~"
다음날 아침,
어린이집 등원을 하는데 거짓말처럼 달팽이 한마리를 딱! 마주쳤다.
"리후, 이것봐! 어제 책에서 봤던 달팽이야!!"
처음보는 집달팽이.
민달팽이와는 다른 귀여움이 있다.
달팽이는 역시 집이 있어야지!!
지켜보는 눈빛이 부담스러운지 달팽이는 부지런히 움직인다.
둘째는 한참이나 달팽이를 들여다 본 후 자리를 떠났다.
학교에 다녀온 첫째에게 아침에 있었던 이야기를 했더니
당장 달팽이를 찾으러 가자며 보챈다.
알고보니 첫째도 집달팽이를 실제로 본적이 없다.
'설마 아직도 거기 있을까?'
아침 그 장소에 가 봤지만 역시나 달팽이는 없다.
화단의 식물을 살짝 들춰보니 달팽이 3마리가 보인다.
해가 뜨면서 흙으로 숨었었나보다.
그렇게 달팽이 3마리가 우리와 함께 살게 되었다.
달팽이가 우리집에 온 지 5개월이 지나고 처음 온 달팽이는 이제 없다.
환경이 마음에 들었는지 집에 온지 1달만에 알을 낳았기 때문이다.
50마리 넘는 달팽이가 알에서 부화하면서 처음온 달팽이는 야생으로 돌려보내주었다.
좁쌀보다 작던 달팽이는 금새 자라서 이내 새끼손톱보다 조금 작은 크기까지 자랐다.
덩치카 커지니 먹고 싸는 양도 보통이 아니다.
양상추 잎을 넣어주면 하루밤이면 채집함이 똥밭이 됐다.
그대로 두면 달팽이에게도 좋은 환경이 아닐 것 같아 4마리만 남기고 방생하기로 했는데
그렇게 남은게 이녀석들이다.
한번도 밖에 가본적이 없으니 엄밀히 따지면 야생이 아닌 달팽이들.
1~2주에 한번씩 흙을 갈아주고 2~3일에 한번씩 양배추를 새로 넣어준다.
소리소문 없이 통안을 돌아다니며 쑥쑥 자라는 걸 보면 나름 키우는 재미가 있다.
우리집 1호 반려동물 달팽이.
건강하게 잘 자라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