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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경만 Aug 06. 2018

제 3의 공간 찾기

The Third Place가 필요한 당신에게

우리의 일상을 보자. 주로 어디에서 머물고 있는가? 가장 오랜 시간 머무는 공간은 '집' 일 것이고, 그다음은 일 하는 공간인 '회사'가 될 것이다. 그 사이에는 주로 사람을 만나거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을 찾는다. 근사한 레스토랑을 찾아가거나, 혹은 최신 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을 찾기도 한다. 집이 주는 편안함과 회사가 주는 쾌적함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이 공간에서 우리는 신선한 휴식을 취하게 된다. 그렇다면 집과 회사 그 사이, 우리가 머무는 공간들은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미국의 사회학자이자 웨스트 플로리다 주립대학교 교수인 레이 올든 버그(Ray Oldenburg)는 그의 저서 'The Great Good Place'에서 편안함과 쾌적함을 주는 곳을 '제 3의 공간(The Third Place)'라 정의하였다. 쉽게 이야기하자면 또 다른 집(Home away from home)이라 할 수 있겠다.



쉽게 일반화시키긴 어렵지만 스트레스를 받을 때 남자는 주로 '동굴'을 찾고, 여자는 '광장'을 찾는다. '동굴'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던, '광장'에서 함께 하는 시간을 가지던 우리는 별도의 공간에서 긴장을 풀고 본연의 위치로 돌아오곤 한다. 제 3의 공간은 누군가에게는 동굴이자 광장의 역할을 하며 감정적 회복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제 3의 공간은 특성이 있다. 대화가 주로 이루어지고,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개방 시간이 여유가 있다. 사람들은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고 재충천을 한다. 필자에게는 '미술관'이 제 3의 공간 역할을 한다. 조용하고 쾌적하며 작품 뒤에 있는 작가와 대화를 할 수 있는 이 곳에 있다 보면, 머리도 맑아지고 기분도 좋아진다. 서점에 가거나 헬스클럽에 가는 사람도 있다. 모두가 자신에게 맞는 공간을 찾아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청각의 영역에서도 제 3의 공간이 있다. 바로 백색소음(White Noise)이다. 우리는 고요한 곳에서 편안한 감정을 느끼면서도 때때로 시끄러운 음악 속에서 스트레스를 풀기도 한다. 정적과 소음 사이에 있는 백색소음은 소리의 파동이 비교적 일정해서 자극적이지 않고 귀에 익숙하며 마음의 평안을 준다.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ASMR(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도 마찬가지다. 바람이 부는 소리, 연필로 글씨를 쓰는 소리 등으로 뇌를 편안하게 자극하여 뇌를 이완시키고 집중력을 높여 준다. 우리의 귀 역시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을 찾고 있는 것이다.


심리적으로도 머물 수 있는 제 3의 공간도 늘어나고 있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면서 무엇인가를 행함으로써 마음의 평안을 유지하는 것이다. 최근 미술, 뜨개질, 가구 만들기 등의 공방 클래스가 늘어나는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경제적인 활동은 새로운 일들을 접하면서 자극이 되지만 스트레스가 되고, 평소 생활에 관련된 일은 익숙하지만 매너리즘에 빠지기 쉽다. 그래서인지 새로운 일이지만 스트레스가 되지 않고 재충전이 되는 일들이 제 3의 공간 역할을 하는 것일지 모른다.


심리적인 '제 3의 공간'을 찾는 이에게 글쓰기를 추천한다. 어떠한 목적성도 없이 자신의 감정을 편안하게 써 내려가는 글쓰기는 스트레스를 해소해주면서 편안함과 만족감을 줄 것이다. 일기를 써 보는 것은 어떨까? '자기 안으로 시선을 돌리는 것에서 모든 것이 시작된다'는 칼 융의 말처럼 매일 잠시나마 자신에게 시선을 돌리고 대화하듯 글을 써내려 가면 심리적 안정과 동기부여에 큰 도움을 준다.


가장 편안하면서도 재충전이 될 수 있는 공간, 음악, 행동들을 찾아보자. 이 제3의 공간은 당신을 이완시켜 줄 것이며, 창조적인 생각이 떠오르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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