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루로 먹을 갈고

미니멀 인테리어에 잘 어울리는 동양화

by 젊은 느티나무

인테리어를 하면서 집에 들인 블랙엔 화이트의 추상화는 디지털로 다운로드하여 캔버스 프린팅을 잘한다는 업소에 주문을 해서 받았다. 예술이 환경이나 마음에 끼치는 영향은 대단한데 예술가의 혼과 열정이 들어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예술 작품 한 점 없이 진정한 인테리어는 완성되지 못한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런데 아무리 멋져 보인다 한들 복사품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어 진품을 사서 예술가들을 지원하는 편이 낫겠다 싶었다. 그러다가 오랫동안 미루어 두었던 “내가 직접 해 보자” 는 생각이 들었다.


손을 움직이는 것보다 뭔가를 읽는 것이 훨씬 편 했던 나는 손가락을 예민하게 움직이고 작동시키는 기술(fine motor skill)이 부족했다. 그래서 마음만 있었지 선 뜻 시작을 못했는데 이 번 코로나를 계기로 일주일에 한 번씩 시어머니와 그림을 시작했다.


시 부모와 시누이들은 버몬트 출신이다. 버몬트는 평화롭고 목가적인 도시로 환경의 영향을 받았는지 크래프트(craft ), 만들기, 공작이 활발하다. 그래서 집안 행사가 있어 모이면 여자들끼리는 항상 아트 프로젝트가 준비되어 있다. 항상 그림을 그리거나 무엇인가를 만든다.


스케치부터 시작하였다. 연필 하나로 명암이 다섯 가지로 구현된 샘플을 보니 참으로 대단해 보였다. 인테리어와 걸맞은 무엇을 할 것인가를 구상해 보니 다채로운 색깔의 유화나 수채화보다는 심플하고 모던한 추상화를 해 보자 생각했다. 캔버스에 단순한 문양을 무 작위로 본 따서 해 보니 추상화는 따라 하기에 정물화 보다 어려운 것 같았다.


그러다가 시어머니께서 동양화 (여기서는 Chinese art라 부름) 재료도 있다면서 한 번 해볼라느냐고 하신다. 그래서 시작된 동양화! 여백의 미와 현란하지 않은 절제된 색상이 미니멀 리즘 인테리어 콘셉트에 꼭 들어맞았다. 벼루로 먹을 갈아 붓을 드는 순간 피가 솟구치면서 “바로 이거야”라고 소리 지르는 것 같았다. 아이 패드에 유튜브를 틀어 놓고 이해하지도 못하는 중국 말을 들으면서 연습을 시작했다. 부드러운 붓놀림, 터치에서 오랫동안 무시되고 묻혔던 감성이 되살아 났다.


아~ 이제 시작을 했다. 이미 반을 해 놓은 느낌이 든다. 이게 내가 만든 작품이라고 벽에 걸어 자랑하는 날이 속히 오길!!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