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피 vs 보헤미언
히피는 미국에서 1960년대 베트남 전쟁과 함께한 반전 운동, 개인의 행복 중시, 기득권에 대항하는 반문화적 운동으로 정치색을 띤다. 프리섹스, 마약, 장발, 자유로운 복장으로 대표되며 그 시대 팝 역사상 가장 인기 있는 비틀스의 등장과 함께한다. 스티브 잡스가 그들 중 하나로 IT 혁명을 이끌어 낸 주역이다.
보헤미안은 구 체코 슬로바키아의 보헤미아를 중심으로 형성된 문화로 프랑스에 건너가 유럽에 자리 잡았다. 로마 시대의 집시처럼 물질의 소유에 구애받지 않고 관습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영혼들이다. 정치색이 없고 보다 여성적이라 할 수 있는 요란한 장식과 루스(loose)한 옷차림이 주를 이룬다. 인도의 북부, 우즈 베키스탄, 카자흐스탄을 중심으로 한 대담한 색깔의 문양과 터키의 독특한 양탄자 문화가 유럽에 실크로드를 통해 유입되면서 보해미언들에 엄청난 유행을 일으키기 시작했으리라 짐작해 본다.
히피와 보헤미언은 정치적 색채가 있고 없음에서는 달랐으나 자유로운 인간 정신의 표현, 기득권의 질서와 룰에 대한 반감에 공통점을 갖고 있어 예술가, 음악가, 시인, 작가들이 선호하는 라이프 스타일이 되었던 것이다. 기존의 황금 비율로 따지는 미의 해석에 반기를 들고 내가 원하는 색깔, 내가 원하는 문양, 내가 원하는 가구나 소품에 이르기까지 공간을 꽉 채우는 스타일로 미니멀리즘에 반대되는 맥시멀 리즘을 표방한다.
반면에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독일 바우 하우스를 중심으로 한 모던한 가구들이 제작되었는데 기존의 장식을 없앤 심플한 라인과 다리가 드러나는 경쾌한 다자인으로 대표된다. 북유럽, 특히 스칸디나비아(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의 인테리어 스타일이 모던한 미니멀 스타일이고 일본도 불황을 겪으며 생긴 “단샤리”라는 미니멀 라이프가 이에 속한다.
코로나 팬데믹의 시작으로 인테리어를 하나씩 고쳐 나가면서 두 가지 상반된 스타일 , 즉 모던한 미니멀 리즘과 보헤미안적 맥시멀리즘 사이에서 마음이 둘로 쪼개지는 아픔? 을 겪어야만 했다. 왜냐면 두 가지 다 양보할 수 없이 좋아하는 스타일인데 어디서 얼마큼 선을 그어야 할지가 문제였다. 그런데 놀랍게도 여기저기 자료를 수집해 본 결과 멋지게 느껴지는 인테리어에는 모두 스타일이 어느 정도는 혼재되어 있었다. 정도의 문제였다. 디자이너들은 황금 비율을 7:3으로 70%는 현대적 30%는 빈티지 스타일로 (아니면 그 반대로 )하는 것이 넘치지 않는 선이라고 귀띔해준다.
부모 세대에 비해 풍족하지 못한 밀레니얼 세대가 마지못해 선택해야 했던 미니멀 리즘이 한 동안 유행하다 지금은 자기표현의 절정인 보헤미안 스타일을 가미하고 게다가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에 유행했던 60, 70년대 스타일까지 다시 불러 들여와 현대적으로 재 해석하는 시대의 주역이 되었다.
그 시절의 향수를 끄집어낸 것은 그 시대와 흡사한 문화, 정치, 그리고 정신의 혼돈 속에서 그 시대가 갖고 있었던 변화의 갈망을 닮았기 때문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