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을 따를까 말까

반동으로 시작되는 유행

by 젊은 느티나무



유행, 트렌드라는 것이 대부분 그동안 유행 해왔던 것 들에 대한 반동으로 생기는 것 같다. 유행은 현재의 다수가 느끼는 집단적, 사회적, 미적인 공감을 반영하기에 유행을 무시해서도 안 된다. 왜냐면 무시하면 애써 고친 표시도 안 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유행만 따르자니 언제 바뀔지 모르는 (보통 10년에서 길게는 20년 주기)데 유행에 맞추기도 부담스러워 절충안을 찾는 게 관건이 된다. 시를 예로 들어보면, 순수시에서 참여 시로 나가는 데에는 그 시대의 정신을 담아 공감을 받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참여 시 만이 진정한 시라고 주장할 수만 없는 것은 시간이 지나 참여 시에 염증을 느낄 때가 되면 다시 반동으로 순수시가 나오기 마련일 테니까 말이다.

1945년 2차 세계 대전이 끝나고 폭발 적인 디자인이 나타나는데 이름하여 모더니즘 주로 1950~70년대를 일컫는다고 한다. 거추장스러운 장식은 걷어내고 날씬하고 깨끗한 라인의 가구와 움추러 들었던 기분에서 벗어나 밝고 경쾌한 색감을 쓰게 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현상이었지 싶다. 이에 비해 클래식이라고 하면 보통 파스텔 계통의 튀지 않는 색깔과 실용성만 따지는 튼튼하고 뭉툭한 가구와 장식이 들어간 것이 주를 이룬다.

미국에 처음 왔을 때 집들이를 가면 현관의 천정이 높고 부엌에는 화려한 이태리식 카운터 탑과 진한 에스프레소 갈색의 캐비닛이 주를 이루었다. 70년데에 지어져서 천장은 낮고 밝은 원목 마루 바닥인 우리 집과 자연스레 비교가 되면서 유행에 뒤진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비치가 있어 애들 키우기 좋다는 이유로 살다가 새집으로 이사 가면 인테리어 할 생각으로 있었다. 그런데 밝은 원목을 주로 쓰는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이 모던한 미니멀 데코 유행으로 돌아왔으니 아이러니하다. 그전 내가 부러워했던 인테리어가 이젠 완전 유행에서 한 물 갔다고 한다.

인테리어 스타일이 모던 아니면 현대적인 것 70% 그리고 전통적인 것 30% 등 섞어야 좋은 인테리어라고 한다. 너무 전통적인 것만 있으면 고루하고 너무 현대적인 것만 있으면 뿌리가 없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색깔은 주조색 60 퍼센트를 무채색, 뉴트럴 즉 흰색, 베이지, 옅은 회색을 쓰고 두 번째 주조색은 30프로 그리고 나머지 10프로만 악센트를 준다고 한다. 다자이너가 한 것을 보면 색을 얼마나 조심스레 쓰는지 알 수 있다. 거실에는 소파 그리고 부엌에는 식탁이 시선 끄는 중요 제품으로 좋은 품질의 편안하고 모던한 뉴트럴 톤으로 장만하면 인테리어의 90점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인테리어를 하면서 새로 구입한 쿠션은 아프리카 말리, 인도네시아 발리, 터키에서 그리고 리넨 커튼은 리투아니아에서 주문하고 추상화 예술 작품은 호주에서 디지털로 다운로드하여서 내가 직접 프린트하고 액자를 사서 끼워 넣었다.

대량 생산에 대한 반동으로 소 품종 친 환경 수제품이 인기를 끄는 것 같다. 아프리카 말리에서 제작한 테이블 보는 손수 손으로 제작하여 바느질에 하자가 있음에도 정겨워 보인다. 아프리카 지역 경제를 도와주는 셈이라 가격이 두 세배 비싸고 배송도 한 달 이상 걸리지만 마음마저 뿌듯하다. Etsy에서 파는 물건은 거의가 Hands made 수공예 작품이어서 공장에서 기계가 만든 것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만졌을 때 한 땀 한 땀 정성 들여 만들었을 장인의 숨결이 느껴져 포근하고 뭔가 연결된 느낌을 받는다.

환경을 생각해 천연 소재, 핸드 메이드가 좋고 수 제작이라서 어느 하나도 완벽히 같은 것은 없는 개성 있는 소품종을 찾으니 공장에서 마구 찍어내는 금방 쓰다 버리는 싸구려는 멀리하게 된다. 예전처럼 장인들의 가치가 인정받는 시대가 속히 오길 빌어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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