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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젊은 느티나무 May 19. 2021

혹시 이것이 백신 부작용?

무릎이 아파서 엑스레이를 찍어 보았다.

화이자 1차 백신 접종을 받은 것이 2월 27일이었고 2차 접종을 받은 것이 3주 후인 3월 20일이었다. 1차 접종에는 주사 맞은 팔에 뻐근한 통증이 반나절 지속되었고 2차 접종 때에는 3일간 계속되었지만 기타 다른 증상은 나타나지 않아 부작용이 있다고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3월부터 락다운으로 런치 룸에서 근무한 시간보다 집에서 쉰 시간이 많았다. 중학교가 정상화되면서 전일 수업으로 바뀌어 등교하기 시작한 것이 올해 3월부터니까 두 달 정도 일한 셈이 된다. 그동안 헬스클럽이나 요가 스튜디오는 문을 닫아서 운동을 못한 지가 일 년이 넘어간다.


처음으로 무릎에 약간의 통증이 느껴졌을 때 "운동 안 한 표시가 나네~"라고 생각하면서 언제 요가 스튜디오가 문을 여나 검색을 해 보아도 여전히 문이 닫혀있다. 아예 사업을 접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즐겨하던 핫요가는 룸의 온도가 높아서 힘들이지 않고 유연성을 발휘해 요가를 하는 것이 좋았고 무엇보다 사우나, 찜질방을 좋아하는 내가 겨울이 추운 미시간에서 하기 딱 맞는 운동이었다.


런치 룸에서 일하면서 요가 스튜디오를 자주 찾지는 않았다. 하루 3시간 반을 런치 룸에서 일하는 것이 헬스클럽에서 운동하는 강도에 근접했다. 클럽에는 보통 두 번을 가고 많아야 세 번이지만 런치 룸에서는 주 5일을 일하기 때문이다. 멤버십에 들어가는 돈을 버리는 것 대신 돈을 벌며 운동하고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일을 했다.(굳이 노동과 운동을 구별할 필요가 있을까 라는 의식의 전환으로) 꾀를 부릴 수 없이 책임감을 가지고 날마다 일해야 하니까 운동 가기 싫을 때처럼 빼먹는 날이 없어 운동 효과가 있다.


미시간의 겨울은 꿀꿀해서 소복이 눈 쌓인 저기압의 내려앉은 기분을 떨치고 운동하러 가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질 무렵 요가 스튜디오로 바꾸었다. 그 당시 GM에서 새로 시작한 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생활에 시간을 내서 운동하고 땀을 흘리는 일은 몸과 마음에서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몇 년을 하다가 런치 룸에서 일하게 된 것이었다.


아무리 일 년 동안 운동을 안 했다고 해도 이건 아니지 싶으면서도,

"이 일이 내게 일어날 줄 정말 예상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나도 이제 나이를 먹는구나 싶었다.

헬스클럽을 한 10년 이상 다녔다 해도 일주일에 두 번 많으면 세 번 정도로 현상유지 수준으로 다녔고 요가를 했어도 무리할 정도로 하지는 않은 것 같은데 무릎에 무리가 왔다니... 의심이 갔다.

런치 룸에서 다루는 트레이가 무겁긴 하고 우유가 든 박스를 카트에 담아 운반하는 과정이 힘이 들어간다고 해도 클럽에서 덤벨을 들고 하던 거에 비하면 새발의 피인데 이 정도가 무리는 아닐 것 같은데...

어쨌든 일 년의 공백이 컸나 보다 라는 생각에 엑스레이를 찍어 보았다.


인대나 근육이 파열된 흔적이 없고 퇴행성 관절염의 소견도 보이지 않는데 약간의 염증이 있어서 antiflamatory (항염증) 약을 처방해 준다고 한다. 염려했던 퇴행성 관절염이 아니라는 말에 안도의 숨을 쉬면서

그러면 "왜, 염증이?"

그러고 보니 다리 한쪽만 아픈 것이 아니고 다른 쪽도 강도는 훨씬 약했지만 비슷한 통증이 있었던 것이 기억이 났다.

과거에 읽었던 "한쪽 다리만 아프면 퇴행성 관절염, 두쪽다 아프면 류머티즘성 관절염"이란 말이 떠 올랐다.

"관절염과 백신 부작용"으로 구굴 링을 해보니 란셋에서 나온 기사가 바로 일면의 첫 기사로 떠 있다.


류머티즘을 앓던 55 백인 남성이 이를 치료해서 정상적인 삶은 살아가다가 팬데믹으로 <화이자> 백신을 맞게 되었고 2 접종  9 만에 무릎의 통증과 부기로 초음파를 찍어 보았는데  나았던 무릎에 류머티 염증이 만발(flare) 있었다는 내용이다.

자가면역질환은 종류가 100가지가 넘으며, 정확한 원인을 모른다. 다만 대부분의 질환이 여러 가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의 결합으로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여성의 발병 위험이 남성보다 크다. 미국의 자가면역질환 환자의 75%는 여성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여성의 면역력이 남성보다 월등한 반작용으로 그만큼 과한 면역력이 자신을 해칠 확률이 큰 듯.
정보 출처: 나무 위키

의사가 온 김에 혈액검사도 해서 이상이 있는지 확인해 보자고 한다. 콜레스테롤 수치 중 LDL(나쁜 콜레스테롤)이 낮아지고 HDL(좋은 콜레스테롤)은 높아져 있어서 지난해 검사 때 보다 몸무게가 늘었는데도 불구하고 (집콕 때문에) 전반적인 상태가 좋아져 있었다. 운동을 많이 해야 올라간다는 HDL은 운동을 하지 않은지가 일 년도 넘었는데 올라가서 의아했다.

백신 접종 후에 종잡을 수 없는 긍정 반응과 부정 반응을 함께 보인다. "이 사실을 미리 알았더라도 백신 접종을 했을까?"

"물론이다"

긍정적인 효과가 부정적인 효과를 상쇄하고도 남는다.


일상을 찾은 자유는 무릎이 가끔 아픈 것(물론 이것도 처방을 받았으니까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리라 생각한다)에 비할바가 아니기 때문이다.


ps: 현재 우리 가족 모두 백신 2차 접종을 마친 상태입니다. 남편, 딸과 나는 화이자를 아들은 모더나를 접종받았습니다. 딸이 2차 접종받은 다음 날 몸이 안 좋아서 학교를 가지 않고 쉬었어요. 남자들은 전혀 부작용을 일도 느끼지 못했다고 하니, 여자 그리고 나이 어린 사람이 면역 반응이 가장 좋았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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