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그리던 토스카나
이제 어느 방향으로 갈지 정해야 할 시간~
오기 전에 호텔을 이틀 밖에 예약하지 않았으므로 다음 행선지를 정하고 호텔을 예약해야 한다
서쪽의 휴양지, 친퀘테레의 아름다운 해안가를 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이미 시즌이 지나서 휴양으로 가기엔 좀 그렇고, 베니스가 완전 반대 방향에 있어서 동선을 동쪽으로 틀었다. 돌로미티에서 가깝기 때문이다.
베니스에 관광객이 너무 몰려서 내년부터는 입장세를 받는다는 말이 나오고 수로가 오염이 되어 냄새가 난다는 말을 들어서 패스하려고 했는데 베니스에 가보고 오기를 얼마나 잘했는지...
동선이 정해진 것은 호텔 예약과 관련이 있다.
친퀘테레 오지? 에 가려고 호텔 예약을 알아보니 우리가 원하는 호텔은 없었다. 여행은 항상 돌발 상황이 수반되기 마련이고 당연한 일이지만 막상 부딪히면 엄청난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자유여행으로 미지(unknown)에 몸을 맡기고 여행하는데 한 가지 위안을 주는 것이 있다면 익숙한 잠자리(푹신한 침대)가 기다리고 있다는 안도감이다.
이미 첫날 패키지투어를 놓치고 마음이 덴 상태라 예약과 관련해 더 이상 불필요한 감정소모를 원치 않았다.
일단 안전하고, 교통이 편리하고, 어디를 가나 똑같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무엇보다 포인트를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에 줄곧 같은 호텔을 예약했다.
관광객이 몰리는 장소라야 우리가 원하는 호텔이 있고 역으로 볼만한 것들이 많다는 얘기가 된다.
베니스에 있는 호텔에 이틀을 예약했다.
공항에서부터 렌트를 하고 이탈리아 전역을 여행하려 했던 계획을 철회한 것이 얼마나 잘한 일인지 피렌체 두오모 광장으로 가는 길에 알게 되었다. 길도 좁을뿐더러 주차할 공간을 찾기가 어려울 것 같았다.
영화에서 자주 나오는 장면 중의 하나가 휴가지에서 갱들에게 좁은 골목길을 쫓기는 장면이다. 일방통행으로 보이는 좁은 골목길을 과속 운전하며 운전 솜씨와 스릴을 동시에 보여 준다.
옛날의 골목길을 넓히거나 하지 않고 그대로 쓰고 있는 그들의 문화에 대한 자부심과 보호와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광장으로 들어서니 여전히 많은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날씨는 전형적인 이탈리아의 맑고 화창한데 공기 오염이 없어서인지 실제 온도보다 훨씬 뜨겁게 느껴진다. 가장 인상적인 것 중 하나가 관광객들의 옷차림이다. 잔잔한 꽃무늬 원피스를 입은 사람들과 허니문으로 온 것 같은 커플들이 많이 눈에 띈다. 튀지 않는 톤 다운된 무채색의 옷차림이 주를 이룬다. 가장 기억에 남은 옷차림은 편해 보이는 피렌체 지붕과 같은 오렌지 벽돌색의 점프슈트를 입은 젊은 여성으로 그녀의 센스가 느껴졌다.
플로렌스는 피렌체의 영어식 발음이다. 플로랄은 꽃이라는 뜻이고 르네상스가 꽃핀 곳이므로 얼마나 잘 지어진 이름인지! 이에 맞추어 관광객들이 꽃무늬 원피스를 입은 것이다. 그럼 나는? 물론 나도 꽃무늬 원피스를 하나 준비해 가고 토스카나에 블랜딩 되고자 올리브 그린 옷을 준비해 갔다. 이는 무척이나 쉬운 일인데 올리브 그린은 가장 좋아하는 색이기 때문이다.
토스카나를 천천히 돌아보려면 차로 운전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렌터카 업체를 알아보았으나 모두 판매가 되었다고 나온다. 하는 수 없이 택시를 이용하기로 하고 프런트에서 불러준 택시를 타려고 하는데 호텔 셔틀운전사가 자기한테 말하지 않았냐고 한다.
그런 방법이 있는지 안내가 없어서 우리는 몰랐다고 하면서 프런트에 가서 알아보니 하루 전 미리 예약을 해 놓아야 한다고 한다.
이들의 실랑이?를 보면서 택시 관광이 주된 사업이며 도시가 철저히 거주민 위주의 편의와 비즈니스로 운영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직항 공항 노선 (아마 작고 불편하며 가격은 비쌈)은 많은 관광객이 피렌체로 직접 쏟아져 나오는 것을 막아 분산시키고 렌터카 사업도 규모가 작아 도시에 차가 많아지는 것을 방지하고 로컬 택시 사업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운영되는 느낌이다.
이 모든 것이 유산을 지키기 위한 노력으로 보이며 충분히 이해가 간다. 미시간에 돌아오고 나서 피렌체시에서 <에어비앤비> 개인 사업을 일 년에 90일로 제한한다는 뉴스를 보게 되었으니까 내 생각이 맞은 것 같다.
호텔에서 멀지 않은 키안티 언덕에 가기로 했다. 오기 전 키안티 와이너리 와인 테스팅 그룹 투어가 있어 예약을 할까 말까 망설였는데 안 하길 잘했다.
언덕에 올라 발아래 와이너리 뒤에는 사이프러스 나무로 둘러싸인 언덕을 보면서 감동이 차 올랐다.
"아~ 아무래도 전생에 여기에서 태어났나 봐! 뭔가 연결된 익숙한 느낌이 나네!"라고 하니까, "와인 체질인가 보네~" 하는 것이 아닌가?
'사실은 와인 말고 올리브 언덕이라고 생각해서 꿈에 그리고 이곳을 찾았는데...'
제한된 시간으로 (택시의 미터기는 계속 돌아감) 로컬 레스토랑에 들리지 못하고, 대신 호텔로 돌아와 스카이라운지에 비치된 된 와인을 마셨다. 부드럽고 달콤하며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신선함이 느껴졌다. 알코올의 톡 쏘는 맛이 없고 전혀 취하지 않는 반주로 하기에 적당한...
우피치 미술관을 향해 돌아오는 구불구불한 언덕길에 시내 전경을 마주하고 라이딩하면서 아름다운 로컬 마을을 볼 수 있어서 대 만족이었다.
토스카나는 이탈리아 중부에 위치한 지역으로 아름다운 풍경, 유서 깊은 도시 피렌체와 시에나, 예술, 맛있는 현지 요리, 키안티 와인, 숨 막히게 아름다운 푸른 계곡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의 마을로 유명합니다. 언덕, 계곡, 사이프러스 나무가 항상 절묘한 경치를 이루는 시골은 아마도 토스카나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특징일 것입니다.
피렌체는 토스카나에서 가장 인기 있는 도시이자 르네상스의 발상지입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걸작과 교회, 프레스코화가 가득한 곳이에요. 미켈란젤로의 다비드가 있는 우피치와 아카데미아 갤러리가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출처: 빙과의 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