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미니멀리즘 입문

더는 미룰 수 없는 선택

by 젊은 느티나무

미국에 2000년도에 건너왔을 때 분리수거를 하지 않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음식물 쓰레기는 싱크에서 직접 갈려서 나가니까 따로 처리를 하지 않아도 돼서 너무 좋았다. 그런데 포장에서 나오는 마분지나 플라스틱과 같은 잡 쓰레기는 한데 모아 일주일에 한 번 수거해 갔다. 왜 분리수거를 하지 않는 걸까?라고 의문을 가졌는데 아마도 땅이 넓어서 그 많은 쓰레기를 품고도 남는가 보다고 생각했다.


미시간에서 사시사철 오염되지 않은 좋은 공기와 깨끗한 호수에 둘러 쌓여 좋은 환경에 살고 있어서 환경론자들은 좀 유별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대부분이 비건이나 채식 주의자로 동물의 고기를 섭취하면서 부가적으로 생기는 오염에 반대하거나 GMO 옥수수와 같은 곡물이 인체에 및치는 영향에 민감하거나 아니면 동물권을 존중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옷가게에 가면 카트에 물건을 가득 싣고 결재하는 사람들이 일상적이라 놀라웠는데 그도 그럴 것이 중저가 아웃렛 매장에서 쇼핑을 하면 옷 값이 과거 한국의 백화점 수준의 1/10 정도로 저렴했다. 육아에 전념하는 사이에 편안하고 저렴한 옷에 손이 가고 과거 백화점에서 쇼핑하던 습관은 완전히 사라졌다. 과거엔 10만 원이 넘는 옷도 잘 사 입었는데 여기서는 5만 원 이상 넘어가면 웬만한 코트나 드레스가 아니면 사지 않았다. 그렇다 보니 나도 카트에 가득 싣고 결재하는 행렬에 들어서게 된 것이다.


우리 아이들은 평소에 장난감을 사 달라 조르지 않아서 남들에 비해 많지 않았음에도 생일이나 크리스마스가 되어 산타에게 요청할 선물 리스트를 받으면 최소한 열 가지에서 스무 가지는 쉽게 넘긴다. 일 년에 한 번이라고 해도 해가 가면서 쌓이고 버리기를 게임기나 핸드폰을 가지고 놀 때까지 수도 없이 반복했다. 장난감을 오랫동안 가지고 놀면 모르는데 항상 선물을 오픈할 때의 빛나던 눈과 관심은 일주일을 넘기지 못했다. 플라스틱이 주는 가벼움에 염증이 나고 중국제가 넘쳐 났다.


장난감은 아이들이 커 가면서 차츰 줄어들어 자연히 해결이 되었는데 옷은 아니었다. 네 식구가 입는 옷은 일 년에 봄가을 두 번씩 장만해도 많이 쌓이고 특히 아이들 옷은 크면서 사이즈가 맞지 않아 매 번 사야 했다. 새 옷과 중고 옷 값 차이도 별로 나지 않아 재 활용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Perple Heart에 기부를 하면 옷을 수거해 가기 때문에 아무런 거리낌 없이 사고 또 기부하기를 반복했다.


그러다가 작년에 서울의 공기 오염 때문에 미세먼지로 뿌연 하늘과 이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과 아이들이 클로즈업되었다. 아이들이 숨쉬기가 어렵다니... 믿을 수 없는 뉴스였다. 우리 초등, 중등 조카들이 서울에서 사는데 무엇인가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절박함이 느껴졌다. 그리고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던 기부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기부받은 옷의 80%는 버려지고 20%만 재 활용된다는 내용이었다.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이 돌아가려면 만들고 쓰고 계속 버려져야만 다시 만들어 팔 수가 있는 것이다. 기부된 옷이 어딘가에서 잘 쓰이고 있으리란 생각은 착각이었다. 게다가 옷들이 거의 화학 섬유로 만들어져 자연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토양을 오염시킨다고 한다. 서로 도와서 잘 살게 되는 것은 좋은데 언제 까지 자연환경을 희생해야 하는지? 그리고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인지, 물건을 많이 소유하면 잘 사는 것인지 회의가 들었다.

그리고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과 이상 기후 현상, 답은 간단했다. 가능한 옛날 방식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가능한 버려질 물건들을 사지 않는 것, 사더라고 환경 친화적인 것들을 사기로 결심했다. 원산지를 꼼꼼히 확인하고 돈을 더 지불하더라도 친환경 제품인지 확인하면 되는 일이다. 올 초에 시작한 친 환경 미니멀 라이프 실천이 거의 10개월 다 되어 가는데 마음과 공간에 넉넉한 여유를 가져다주었다. 그 여유 공간에서 글 쓰기를 시작했다.


ps: 올해부터 우리가 사는 커뮤니티에서 분리수거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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