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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젊은 느티나무 Apr 22. 2021

명품과 인종 차별

명품을 구입해 아니면  명품에 투자해 : 에르메스 단상

집에서 차로 25분 운전해 가면 명품 브랜드가 알알이 입점된 고급 샤핑몰이 있어요.

흑인 여성이 루비이통 지점 판매자와 경찰 두 명 (한 명은 샤핑몰 경찰, 다른 한 명은 그 샤핑몰이 있는 구역의 경찰)을 인종 차별로 고소한 사건이에요.


사건의 발단은 루비이통 지점에서 흑인 여자가 2,500 달러 상당의 가방을 구입하려고 하는데,  분명히 계좌에 이를 지불하고도 남을 돈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직불 카드가 작동이 안 된다고 경찰을 부르고 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인종 차별적인 대우를 받았다는 것이다.


경찰과 판매원에 따르면,

가게 판매대의 컴퓨터에서 '도난당한 카드'라고 떠있어서 경찰을 불렀다고 한다. 그렇치만 여자는 그런 것은 화면에서 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해당 은행에 전화해 분실 여부를 확인하려 했지만 홀딩(대기하는 시간)이 너무 걸려 결국 확인하지 못했다. 여자의 주장은 '만약 이것이 통과 못하면 너를 체포할 것이다'라고 협박하였고 억류시켰다고 했다. 결국 여자는 실랑이를 하는 동안 구매를 포기하고 풀려났는데, 점원에 의하면 신분증과 카드를 확인하려는 경찰에 전혀 협조하지 않았고, 우리는 문제 삼을 만한 행동을 하지 않았으며 경찰이 조사하는 것은 너무 당연한 임무라고 했다.


판결이 나오지 않아서 어떤 것이 사실인지 아직 여부는 알 수는 없으나 두 가지가 생각난다.

하나는

오래전에, 오프라 윈프리가('윈프리 쇼'로 거부가 된) 프랑스 루비이통 매장에 화장기 없이 들어가 쇼핑하려 했는데 입구에서 쫓겨난 일이 실제로 있었다. 명백한 인종차별적이고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또 하나는

경찰의 과잉대응으로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사건이 촉발한 'Black Lives Matter' 운동이다. 코로나 팬데믹 와 중에 일어난 운동으로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받았을뿐더러 폭동까지 이른 '인종차별'에 대한 불만이 극명하게 불거진 사건이 지난해에 있었다. 재판 결과는 어제 '경찰관의 유죄'로 나왔다. 시대의 분위기라는 것이 있는데 경찰관들이 인종차별적인 언사를 했을지 약간 의심스러웠다.

댓글이 달린 것을 보니, '그렇게 고소해서 합의금을 받아 가방을 사려고 했나 보다'라는 부정적인 어투가 더 많아 보였다.



며칠 전 한겨레 신문에서 '명품 중 명품, 에르메스, 하루 11억 원 꼴로 팔렸다'라는 기사를 보았다. 명품이라면 최소한 100만 원은 넘어가고 좋은 것은 천만 원을 넘어가는 가격대가 흔한데 그래도 하루에 11억은 너무했다는 생각이 들어 곰곰이 그 의미가 무엇인지 따져 보고 싶다.


명품의 쏠림 현상은 결국은 나를 남과 차별화하고 싶은 욕구에서 시작된다. 그래서 루이뷔통 가방이 그렇게 인기를 끌고 대중화되자 이제는 그 너머의 것, '에르메스'로 소비의 욕구가 넘어간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든다.

도시 생활이 대부분인 한국과 내가 사는 미시간의 교외 생활은 차이가 있어서 둘을 비교해 보면 왜 그런 쏠림 현상이 일어나는지 이해하기 쉬울 것 같다.


1. 도시에서는 걸어 다니는 다운 타운이 있어 과시할 수 있는 기회가 있지만

    교외에서는 차로 이동해 걸어 다닐 기회가 없고 목적지에 바로 당도하여 과시할 기회가 없다.

2. 도시에서는 친구들과의 모임이 카페나 커피숍 아니면 레스토랑이 다운 타운에 있지만

    교외에 사는 사람들은 주로 친구들 모임을 집으로 초대하여 갖는다.

3. 도시에서는 유행에 민감하지만 교외에 사는 사람들은 유행에 민감하지 않다.

4. 교외에 사는 사람들의 입은 옷이나 가방을 가지고 누가 부자 인지 아닌지 정말 구별하기 쉽지 않다. 부를 과시 한다는 의미는 일반적으로 과시할 필요가 있을 만큼 부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단 말일 수도 있다.

< 이웃집 백만장자>라는 책에서 알 수 있듯이 이웃집 백만장자들은 지극히 평범한 집에서 살며(미국의 $350,000, 약 4억원) 주로 중고차를 끌고 다닌다고 한다.

5. 대부분 T.P.O( time, place, occasion)를 지킨다. 시간, 장소와 경우에 맞지 않는 차림은 사실 명품이라 해도 촌스러운 것이다.

예를 들어 그 정도 가격의 명품 가방이라면 아주 고급스러운 장소, 파티나 모임에 적합하다. 그런 행사는 사실 크리스마스 시즌에 있는 파티, 송년회, 클래식 음악회, 고급 레스토랑 등 일 년에 몇 번이 되지 않는다. 회사 갈 때는 서류가방,  등산 갈 때는 백팩, 시장 갈 때는 시장 가방이 T.P.O에 맞는 것이다.


그 정도 소비할 만한 여력을 가진 사람들이 소비하는 것은 장려할 사항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비가 곧 미덕이 되니까 말이다. 그럴 여력이 되지 않는 사람들의 과시성 소비에 우려를 하는 것이다.

'라테 효과'는 경제적인 용어로 젊었을 때 (나이 20살) 하루에 마시는 커피 라테 한잔을 모아 투자를 하면 나이가 50세가 되면 몇 억 원을 모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물가 상승분과 복리 효과로 그렇게 된다는 것이다.

사실 이런 얘기는 우리 딸한테 해도 먹히지 않는다. 라테를 사 먹는 즐거움을 포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 가지 제안,

그렇게 명품이 좋다면 한 번 그 회사의 재무제표를 보고 그곳에 투자해 보는 것도 좋은 생각일 것 같아 찾아보았더니 에르메스의 주가가 2012년에 $34였는데 현재 $123로 계속 우상향으로 오르고 있었다.

맥도널드 초창기 때 맥도널드를 너무도 좋아했던 손자를 위해 주식을 사서 묻어 두었는데 손자가 컸을 때 이주식의 가치가 어마어마하게 올랐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마찬가지로 좋아하는 명품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 될지도 모르겠다.


PS: 거의 모든 소비재는 구입하는 순간부터 값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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