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아저씨들의 괴담 모임
- 온다 리쿠 작가의 이른바 '쓰카자키 다몬(塚崎多聞) 시리즈'의 3번째 이야기. 현재까지 발간된 쓰카자키 다몬 시리즈는 다음과 같다.(일본 발간일/한국발간일 순)
『달의 뒷면(원제: 月の裏側)』(2000/2012)
『불연속 세계(원제: 不連続の世界)』(2008/2012)
『커피괴담(원제: 珈琲怪談)』(2025/2025)
- 이 작품은 40대 중반의 아저씨(=중년 남성) 4명이 커피집에 모여 그간 겪고 들은 기이한 일들을 이야기하는 구조이다.
- 그 구성원은, 모임의 주최자인 작곡가 오노에(尾上), 외과의사 미즈시마(水島), 검사 구로다(黒田), 그리고 시리즈의 주인공 쓰카자키 다몬 이렇게 4명이다. 전작을 안 읽어서 다몬 외의 친구들이 전작에 등장했는지는 확실치 않다.
- 그중 쓰카자키 다몬은 이 시리즈의 주인공이다. 그래서인지 다른 친구들은 성으로 부르는데, 쓰카자키 다몬만 성인 '쓰카자키'가 아니라 이름인 '다몬'으로 불린다. 직업은 음악 프로듀서로,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이며, '감'과 '운'이 좋은 편이다. 혹은 '감'이 좋다 보니 '운'이 좋은 것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괴담에 자주 얽히는 편이지만 사실 겁이 많다. 어릴 때 이혼한 아버지 밑에서 자라며 국내외를 돌아다니며 성장하였다.(추후에 알게 된 사실: 부인은 연상의 프랑스인이다)
- 오노에는 단 것을 좋아하고, 미즈시마는 뚱뚱하고 대머리, 구로다는 검사답게 각 잡힌 인상을 하고 있다. 각자 본업에서 제법 성공을 거두었다. 고작 괴담 모임을 하겠다고 신칸센 라인의 이도시 저도시에서 만남을 갖는 것도, 그런 성공에서 나오는 여유를 보여주는 것이겠지.
- 모임의 장소는 교토, 요코하마, 도쿄, 고베, 오사카 등 매번 바뀐다. 각 도시의 실제 카페를 모델로 하고 있다. 작가는 각 도시를 여행하며 방문한 괜찮은 찻집에서 작품을 구상하거나 집필했을 것이다. 작중 묘사가 생생해서 작가의 시선이나 동선이 느껴질 정도. 내가 여유가 있다면 배경 장소(누군가 실제 장소를 찾아두었을 거라 생각함)를 순례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 제목부터 '괴담'이 들어가지만, 전반적으로 괴담물 치고 별로 무섭지는 않다. 초자연적이고 위협적인 존재가 등장하지 않고, 대개 기현상 혹은 기막힌 우연을 목격하는 데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괴담물 말미에 나오는 오싹한 여운 같은 것도 없고, 오히려 살짝 센티멘탈하게 마무리되고 있다. 본격 호러를 잘 읽지 못하는 독자도 많으니 그게 오히려 장점일 수도.
- 괴담회에 모인 아저씨들은 무섭다느니 그만하라느니 리액션을 하지만, 내 기준으로는 다들 유리 멘탈 혹은 호들갑스러운 아저씨 정도로 느껴질 정도. 특히 다몬의 엄살이 심하다.
- 작가가 여성이라는 걸 감안하면, 케케묵은 남성 중심의 표현이 가끔 나온다. '한창 일할 나이의 남자' 운운하는 말이 거듭되는 것이 대표적. 작가가 아저씨들에 빙의해서 이야기를 전개해서 그런 건지, 아저씨 위주로 돌아가는 일본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보니 작가도 그런 시각에 따른 된 것인지 모르겠다.
- 어쨌든 이 책이 흡인력이 있는 것은 네 중년 남자의 캐릭터가 각각 나름의 매력이 있기 때문. 특히 쓰카자키 다몬이라는 인물의 전사가 궁금해져서, 책을 다 읽은 후 전작에 해당하는 책 2권을 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