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던 순간이 있는가?
내가 머무는 공간이
세트장처럼 느껴졌던 적이 있는가?
그리고 그래서 그 순간이
더없이 소중했던 적 있는가?
평소와 다른
휘황찬란한 화려한 날들이 아니라
너무 평범해서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순간.
지루할 정도로 평범하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서 단조롭고.
고요한 평온함이 느껴졌던
새하얀 백지장 같은 순간.
이런 순간이 비현실처럼 느껴졌다면,
그건 아마도.
현실 속의 현현한 축복을 발견해서,
지금 이 순간이 멈췄으면 하는
비현실적인 바람이 피어났기 때문일지 모른다.
오늘의 현실이 언젠가 비현실이 되기도 하고,
오늘의 비현실이 언젠가 현실이 되기도 한다.
그러니까 현실을 비현실처럼 살아가는 것이
현실에 충실할 수 있는
유일한 비현실적인 혜안이 아닐까...
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