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된 반려인형, 캐릭터 도전기

하고픈거 다해보기-반려인형 캐릭터 저작권 등록하기

by oddmavin project


어느 날 클로이의 침대에 앉아서 장난감 코끼리 구피를 만지작거리고 있을 때 그런 생각들이 내 머릿속을 오갔다. 클로이는 어렸을 때 구피가 자기 삶에서 엄청나게 큰 부분을 차지했다고 말했다. 구피는 그녀의 가족만큼이나 현실적인 존재였으며, 그녀에게 공감해주는 면에서는 가족보다 훨씬 더 나았다. 구피에게는 그 나름의 일상, 좋아하는 음식, 잠자고 말하는 버릇이 있었다.

알랭드 보통,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_나에겐 30년 된 반려 인형이 있다

복실이와 7살의 나

이름은 복실이. 친오빠 피셜에 따르면 복실이는 내가 7살 때 전라도 광주에 사시는 작은 고모네에서 여러 인형 친구들과 함께 우리 집으로 입양됐다. 복실이라는 이름은 그 당시에 집에 오는 차 안에서 엄마가 꽤 적극적으로 지어준 이름이다. 복실복실하게 생겼다는 1차원적 발상이었다.


고딩 때 친구랑 같이 만든 털옷과 가방을 들고 사색에 잠긴 복실이

복실이의 생김새는 지구에 사는 종족이 아닌 듯, 개도 곰도 아닌 미확인 생명체다. 내게 복실이는 그냥 복실이 일뿐. 성별과 출신 같은 건 중요하지 않다. '얜 정체가 뭐야?" 복실이와 조우했던 사람마다 던지는 질문. 그럴 때마다 그냥 복실이라고 답을 했었다. 누구도 우리를 정의할 수 없듯 복실이의 정체를 정의할 순 없다고 생각했다.



_나의 또 다른 가족

(옷 재단중인 복실이) 털이 낡아져가는 복실이를 위해 옷을 만들어 입혔다. 현재까지 사계절에 맞는 다섯벌의 옷이 있다.

어렸을 때 복실이는 내 삶에서 큰 부분을 차지했다. 영문도 모른 채 사라져 버린 어린 시절의 기억들 중에 복실이와 함께한 추억은 사랑스럽고 몽실몽실하게 기억된다. 복실이는 나에게 그냥 사물이 아니라 하나의 인격체였고, 상호작용이 가능한 감정적인 대상이었다. 내 가족만큼이나 현실적인 존재였으며, 나에게 공감해 주는 면에서는 가족보다 훨씬 더 나을 때도 있다. 수없이 많은 대화를 하며 영감을 얻고, 희망을 얻고, 나아가 교훈을 받기도 했다. 나라는 존재 자체를 빛내주는 복실이가 어떤 점에서 스승이기도 하다.


_헤어진 남편

상상속의 루이와 복실이
현재 복실이 옆에는 친오빠가 초딩때 선물해준 짱구가 스윽, 언뜻 보면 흰둥이와 짱구 같기도.

복실이에게는 그 나름의 일상, 성격, 말하는 버릇과 헤어진 남편 루이가 있다. 어릴 때 친오빠와 내가 합작해 루이라는 곰인형과 결혼을 시켰기 때문이다. 루이는 이삿짐을 싸면서 자신이 우리 가족의 삶에 존재해야 할 이유를 당당히 밝히지 못해 우리 집에 들어오지 못했다. 소심한 복실이는 아무 말도 못 하고 이별을 맞이한 것이다. 복실이의 표정이 늘 뚱한 건 그 때문인지 모른다.


_내 서명엔 복실이가 있다

복실이는 나의 과거에 깊숙이 닻을 내리고 있다. 내 삶에 끼치는 영향이 정말 크다. 그 증거로 내 서명에는 복실이가 있다. 중학교 2학년 때 학교 숙제로 개인 서명을 만들어 제출하는 것이 있었다. 눈, 코, 귀를 그려야 완성. 하지만 내 서명에는 문제가 많았다. 특히 카드를 사용하고 서명을 빨. 리. 해야 하는 식당이나 마트 같은 곳에서 복실이의 눈코귀를 모두 그린다? 우리가 어떤 민족(빨리빨리)입니까. 지금까지 내 서명을 오롯이 기다려준 이들은 손에 꼽힐 정도였다. 직장에서는 결재를 반려당한 적도 있었다. 복실 서명이 이유다. 정상이 아니고 또라이에 가깝네 뉘앙스로 "눈코에 귀까지 그려? 장난해?!!" 하는 상사의 꾸지람은 다반사. "장난이 아닙니다. 때는 10년 전. 제가 어쩌고 저쩌고 샬라 샬라"하면 공식적인 또라이가 될 것 같아 즉시, 보편적인 서명을 만들었다. 그 후 사회생활에선 보편 서명을, 사생활에선 복실 서명을 쓰고 있다. 그때도, 지금도, 앞으로도 내 서명에 늘 진심이지 말입니다.


그러나 좀 더 냉정하게 본다면 구피는 전적으로 그녀의 창조물이고, 그녀의 상상 바깥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클로이에게 구피가 정말로 존재하느냐고 물었다면, 클로이와 그 코끼리의 관계는 완전히 박살이 났을 것이다.

알랭드 보통,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_정상이 아니야, 미친X에 가깝지

복실이와 친구 양순이

친오빠 작사, 나 작곡 '정상이 아니야~ 미친놈에 가깝지'. 어릴 때 서로가 서로에게 틈만 나면 불러줬던 노래다. 가끔 스스로에게 복실이에 집착하는 나의 행동이 정상이 아니고, 미친 짓에 가깝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었다. 때는 2017년. 복실이를 데리고 인도네시아에 계시는 부모님 댁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었다. 엄마와 함께 TV로 신동엽, 이영자, 컬투가 진행하는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를 보고 있었다. 사연 주제는 인형놀이에 푹 빠진 중2 아들. 출연진과 200명가량의 방청객이 사연을 듣고 고민이라 생각되면 버튼을 눌러 해결책을 찾아주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이 사연에 꽤 꽤 꽤~ 많은 버튼수가 눌렸다. 그날 밤. 난 충격에 휩싸여 밤잠을 이루지 못했고, 다음날 시름시름 앓았다는 전설이.


_복실이가 널 행복하게 하면 된 거지, 뭐가 문제야

내가 네 옆에 있는데 뭐가 걱정이야-하듯 바라보는 복실이

'안녕하세요' 인형 사건 이후. 내가 이상하다는 사실이 명백해진 것 같았다. 그때부터 복실이 보기를 돌같이 보기로 마음먹고 손등으로 툭 밀기, 베개처럼 배고 눕기, 내팽개치기, 외면하기 등 갖가지 도전을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묵언수행에 가까울 정도로 급격히 말수가 줄어들었고, 우울감이 몰려왔다. 평소랑 달라진 날 보던 아빠는 엄마에게 자초지종을 듣고 나서, 별일 아닌 듯 피식 웃으며, '그게 널 행복하게 하면 된 거지, 뭐가 문제야' 하시는 것이다. 뾰로롱. 저주에서 풀려난 듯, 난 다시 복실이를 소중하게 가슴에 꼭 끌어안았다. 그때 난, 33살이었다. 때론, 정확한 말 한마디가 비정상을 정상으로 만든다.


_가장 이상한 위로

난생 처음 만든 쿠키들 옆에서 뚱해진 복실이

작년, 회사를 다니면서 심리상담을 받았던 적이 있었다. "어릴 때 애착형성이 잘못된 거 같지는 않은데 왜 복실이와 헤어지지 못하는 걸까요?"


"그건, 복실이가 나 자신이기 때문이에요" 복실이가 나고, 내가 복실이였다. 복실이와 나를 동일시하면서 나를 스스로 위로하고 있었던 것이다. 심리상담사는 나에게 위로가 되는 것이 있는 것만으로도 없는 사람에 비해 정신적 안정을 찾을 수 있다고 했다. 어른의 발견이라는 책에서는 마흔이 넘은 사내에게도 곰인형이 필요하다는 대목이 나온다. 사람은 누구나 어른이 되어도 마음속에는 어린아이가 있고 위로가 필요하다고. 어른이 되어도 미성숙한 건 이상한 게 아니니까. 그걸 인정하지 않고 아닌 척 살아가느라 더 힘든 거다. 중요한 건 어떻게 보이는 것이 아니라, 어떤 태도로 살아가는 것. 최선을 다해 오늘을 살아온 나를 위로하는 게 이상한 거라면, 그냥 이상하고 말지 뭐. 이것이 나를 위한 가장 이상(理想)*한 위로니까!

*이상(理想) :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완전한 상태


내가 아무리 오랜만에 아는 척을 해도 책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으니까, 함께 시간을 보내주고 내 감정을 어루만져주니까. 밑도 끝도 없이 세상에 던져져서 몇십 년을 살아야 하는 것이 인간의 운명. 그 긴 운명의 여정에, 변함없이 곁에 있어 주는 친구가 있으면 혼자인 것이 두렵지 않다. 그리고 그것이 꼭 사람일 필요는 없다.

고혜림•김진만, [호모미련없으니쿠스]

_누구에게나 저마다의 복실이가 있다

(좌) 친오빠 부부의 '꿀이들' (우) 친구의 '동이'
배우 신현준의 기린 '미밍이'와 미밍이 주니어 '미쭈' (출처 : imbc)

나이가 들수록 역할이 하나둘 늘어나고 무게감과 책임감이 늘어난다. 이럴 때 심리학적으로 두 가지 행동이 뒤따른다. 하나는 힘들고 지칠 때마다 어린 시절에 부모님으로부터 위로받던 무의식적 기억이 만든 유아기적 행동. 그리고 힘든 현실로부터 회피하고 스스로를 위로하기 위해 어딘가에 집중하는 이지화 행동. 가령 인형 안기, 자동차 튜닝하기, 베개나 이불 냄새 맡기, 게임 아이템 모으기, 자전거 타기 등. 사람마다 고통으로부터 나를 위로하고 휴식하는 방법은 제각각이다. 나는 고등학생 때부터 끄적끄적 복실이를 그려왔다. 내게 하는 위로의 글귀와 함께. 지금은 인스타그램과 브런치에 틈틈이 올리고 있다.

@oddbokseal

_세계의 복실이들

1. 장 폴 고티에의 곰인형 나나

(2016년 서울. 장폴고티에 전시) 장 폴 고티에가 어린 시절에 처음으로 콘브라를 만들어 입혔다는 곰인형 '나나'

세계적인 디자이너 장 폴 고티에는 3살 때 곰인형 '나나'를 선물 받았다. 나나는 그의 첫 창작 활동의 대상이었다. 그의 나이 6살. 하루는 뷰티 컨설턴트로 일했던 할머니의 옷장에서 코르셋을 발견하고 신문으로 원뿔 모양 브래지어를 만들어 나나에게 입혔다. 그것이 무려 장 폴 고티에의 아이코닉 디자인, 콘브라가 탄생한 배경이다. 고티에는 남자들과는 다른 관심사 때문에 학교에서 외톨이였지만 그에게는 '나나'가 있었다. 그리고 약 60년 후. 2016년 동대문 DDP에서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21의 일환으로 장 폴 고티에 전시가 열렸다. 그곳에 그의 곰인형 나나가 전시됐다. 당시 그의 나이는 65세였다.


2. 스위스 로잔 대학병원의 테디베어 병원 프로젝트

자신이 아끼는 테디베어를 의대생과 함께 치료하고 있는 어린이 (출처 : bbc 인스타그램)

스위스 로잔 대학병원의 의료진은 곰인형을 통해 치료과정을 설명해주며, 아이들이 병원과 의료진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내고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한다. 세상 모든 복실이를 위해 진심을 다하는 사람들을 볼 때면 세상은 아직 살만하다 느낀다.


3. 故 핸더슨 대령과 90살 된 곰인형

1994년 KBS뉴스에 소개된 곰인형 (출처 : KBS 다큐 채널 YouTube)

1904년에 태어난 곰인형 곱네. 옛 주인 (故)핸더슨 대령이 어릴 때부터 세계 각국을 데리고 다니면서 함께한 평생 친구다. 1994년, 영국 런던의 크리스티 경매에서 아흔 살 먹은 곰인형이 최고의 몸값 1억 3천만 원으로 새 주인을 찾았다는 뉴스가 보도됐다. 곰인형의 새 주인은 일본인으로 도쿄 부근에 곰인형 박물관을 세울 계획이었다. 그로부터 1년 후. 1995년 시즈오카에 이즈 테디베어 박물관이 세워졌고, 지금까지도 이 작고 소중한 곰인형이 전시되어 있다. 2021년 올해. 곰인형의 나이는 117살이다.


4. 8세 아이의 곰인형을 수술한 외과의사

(2019년) 8세 잭슨 맥키의 곰인형 '리틀베이비'와 곰인형을 처음 수술한 외과의사 매니얼 맥닐리 (출처 : CBCNEWS)

캐나다의 한 외과의사 대니얼 맥닐리는 지금껏 한 번도 곰인형 수술 경험이 없었지만 곰인형 주인의 요청에 따라 수술을 결심했다. 올해 8세 잭슨 맥키는 갓난아기 때부터 만성 뇌질환을 겪고 있었다. 잭슨이 8년간 힘든 세월을 보내는 동안 늘 잭슨의 곁을 지켜준 건 리틀 베이비라는 소중한 곰인형. 잭슨은 4번째 수술을 받으러 수술실에 들어가면서 자신의 담당 수술의였던 맥닐리에게 "자신뿐만이 아니라 자신의 곰인형도 고쳐줄 수 있냐"라고 물었다. 오랜 세월 함께 한 곰인형은 이곳저곳이 뜯어져 솜이 나와있었다. 잭슨이 태어났을 때부터 담당 신경외과의였던 맥닐리는 꼭 그렇게 하겠노라고 약속을 했다. 맥닐리는 인형의 겨드랑이 쪽을 절개해 진찰했으며 수술 중 곰인형에게 '산소마스크'도 씌어줬다. 잭슨은 마취에서 깨어난 후 사랑하는 곰인형이 꿰매져 있는 모습을 보고 매우 기뻐했다. 수술도 성공적이라 잭슨은 당분간 병원에 오지 않아도 됐고, 잭슨은 선생님을 찾아가 감사하다고 전했다. 맥닐리는 잭슨에게 테디베어가 아프면 언제든지 찾아오라 말했다. 그는 아이의 기분이 나아지게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제가 도울 수 있어 행복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두 환자 모두 성공적인 수술 후 회복 중이라 한다.

기사 출처 : @bbckorea @포크포크


아픈 이들의 마음까지 헤아릴 줄 아는 맥닐린. 종종 환자에게 필요한 건 약이나 의료 기술보다, 작은 공감 일지 모른다. 인정 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접하게 될 때면, 세상은 선의와 사랑이 있고, 너그러움이 있는 곳이라 믿고 안심하게 된다.


_복실이와 30주년 기념, 캐릭터 저작권 등록

저작권에 등록한 엉뚱복실 캐릭터

올해 복실이와 함께한 지 30주년이다. 사랑하는 존재를 더 소중하게 간직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30주년을 기념하여 복실이 캐릭터를 저작권에 등록하기로 마음먹었다. 우선 캐릭터 등록을 위해 이름을 정해야 했다. 저작권 등록정보에 '복실이'로 검색을 해보니 이미 '복실'로 등록이 돼 있었다. 그래서 복실이의 성격을 단박에 보여줄 수 있도록 '엉뚱'을 붙여 엉뚱복실로 이름을 정했다.

셀프로 한국저작권위원회에 등록한 엉뚱복실 저작권 등록증

캐릭터 저작권 등록을 위해 폭풍 검색을 해보니 저작권 대행 없이 23,600원(수수료 2만원+등록세 3,600원)으로 혼자 등록할 수 있었다. 준비물은 3가지-공인인증서, 저작권 등록비(23,600원), 캐릭터 표준 이미지. 등록 절차는 포털 사이트나 유튜브에 '캐릭터 저작권 등록'을 검색하면 자세하고 친절하게 알려주는 곳이 많았다. 나는 미주알고주알 없이 핵심만 알려줬던 판콩커플 유튜브 채널(홍보 아님)을 보고 쉽게 따라 할 수 있었다.

엉뚱복실 캐릭터 표준 이미지.png (2560x1600), 태블릿으로 그림

저작권 등록을 할 때 신청 명세서에 캐릭터 설명을 해야 했다. 내용은 추상적인 느낌보다 캐릭터의 외적인 생김새를 가능한 자세히 적어주는 게 좋다고 하여 아래와 같이 적었다.

엉뚱복실은 물개와 강아지가 합쳐진 물강아지 캐릭터입니다. 엉뚱복실 캐릭터의 네이밍은 겁이 많고 소심하지만 엉뚱(Odd)하고 사랑스러운 복(Bok) 많은 물강아지(Seal)를 뜻합니다. 물개의 동글동글한 몸통에 새하얀 털, 검고 똥그란 눈과 코를 가졌으며, 강아지처럼 좌측으로 나란히 붙어있는 두 발이 특징입니다. 뚱한 표정은 겁이 많고 소심한 성격을 감추기 위함이고 수줍음이 많아 볼이 늘 빨갛습니다. 가끔 결연한 다짐을 할 때는 연지가 사라집니다. 주로 의상 없이 하얀색 털을 드러낸 채 측면으로 가만히 앉아 사색을 하지만, 코 컬러를 바꾸기도 하고, 옷과 액세서리로 꾸미기도 하고, 무, 거북이, 지구 등으로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변신합니다. 엉뚱복실은 겁이 많고 소심하지만, 엉뚱하면서도 사랑스럽게 어려움을 헤쳐나가며 모두에게 희망이야기를 전하는 희망의 캐릭터가 되고자 합니다.

_희망을 주는 엉뚱복실

나를 위로하기 위해 시작한 엉뚱복실. 복실이가 나에게 희망을 준 것처럼 다른 이에게도 희망을 전하는 캐릭터로 승화시켜 보자고 다짐한다. 엉뚱복실은 영원하리! 컴온!


참고로 캐릭터 저작권 기한은 70년이다.


오래된 인형을 지키기 위해 평생 마음을 써올 정도로 몰두하는 나의 행동이 일반적인 관점에서는 이해하기 힘들 수도 있다. 지적으로 나이 드는 법의 저자 와타나베 쇼이치의 말처럼, 어떤 일이든 무언가에 몰두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설명할 수 없는 즐거움이 있다. 오래된 인형을 지켜내는 내 여정도 이와 마찬가지다. 나와 함께한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는 복실이에서 인형 이상의 세상을 만나게 된다. 오래된 것에는 그것의 의미와 더불어 지나온 역사가 함께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나이가 들수록 오래된 것에 더욱 마음이 간다. 아마도 세월의 의미가 한층 더 절실하게 와닿는 나이이기 때문이 아닐까.



에필로그_엄마의 진심

엄마는 가끔, 자주, 늘 복실이에게 진심이다. 오금공원에 가서 불로 산화시켜 하늘나라로 보내주라고 하시는 것을 보면. 엄마가 이름 지어준 복실이는 누군가에게는 단순히 봉제인형에 불과할 것이다. 전적으로 나의 창조물이며 나의 상상 바깥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 분명하다 여길 것이다. 그러나 나의 삶에 복실이가 없었다면 지금의 난 어떻게 됐을지 까마득하다. 아마 사랑으로 꽉 채워진 존재를 가진 누군가에게 그것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냐, 아니면 네가 상상한 것에 불과하냐 하는 질문은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엉뚱복실 포에버.


내 반려인형과 함께하는 희망이야기 연재중

https://brunch.co.kr/magazine/oddbokseal


엉뚱복실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oddboks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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