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각자의 별자리를 따라 항해 중이다

나만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지혜에 대하여

by 장기정

언제부터였을까요? 우리가 <정답>이라는 두 글자에 목숨을 걸기 시작한 게.


그렇다고 제가 지금 교육 제도의 심오한 문제점을 파헤치려는 건 아닙니다. (그건 전문가들에게 맡기죠.)

다만, 인생을 맞다-틀리다, 옳다-그르다라는 이분법으로만 나누면 우리 삶이 너무 퍽퍽해진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을 뿐입니다.


내 생각과 다른 의견을 만나면 다툼이 일어나고, 중요한 결정을 앞두면 머릿속에서 전쟁이 벌어집니다.

대개 우리는 가장 정답 같은 쪽에 전 재산을 베팅하듯 결정을 내립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인생이 그렇게 호락호락하던가요?


정답이라고 믿고 찍었는데 결과가 꽝으로 나올 때, 우리는 세상 억울해집니다.

내 인생이 통째로 부정당한 기분이 들고, 화가 나다 못해 실망감에 무너지기도 하죠.


내 기준이었던 정답이 오답으로 판명 나는 순간, 우리는 과정을 복기할 기운조차 잃어버립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이제 정답 맞히기에 흥미를 잃었습니다.


물론 저도 그 치열한 서열과 경쟁의 바둑판 위에 있었음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지독한 정답 찾기 훈련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고, 이런 배부른(?) 사유를 가능하게 한 밑거름이 되었으니까요.


하지만 이제 저는 단 하나의 정답 대신 무수한 선택지를 수집하는 쪽을 택합니다.

이 길로 가면 어떤 풍경이 펼쳐질지, 저 길로 가면 어떤 돌발 상황이 생길지 시나리오를 써보는 거죠.

정답지에 동그라미를 치는 것보다, 나만의 메뉴판을 만들어보는 게 훨씬 더 짜릿하고 흥미롭거든요.


인생에 정답이란 건 애초에 없다는 사실을, 나이 먹을수록 뼈저리게 체감합니다.

세상엔 오직 무수히 많은 선택지만 존재할 뿐입니다.


그래서 중요한 건 정답이 아니라 <방향>입니다.

방향은 "나는 이 선택지를 골라 그쪽으로 가겠다"라고 세상에 던지는 일종의 선언입니다.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배는 나침반과 별자리, 등대를 기준 삼아 목적지로 갑니다.


그렇다면 우리 인생의 나침반은 무엇이어야 할까요?

의심과 불안의 안개를 뚫고 “이리로 가면 되겠다”라고 믿게 해줄 나만의 별자리는 어디에 있을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바로 <나>라는 사람의 역사 속에 있습니다.


내가 살아온 세월과 지금 이 순간들이 모여 내 별을 더 밝게 비춰줄 겁니다.

"과거에 이런 데이터가 쌓였고 지금 상황이 이러니, 나중엔 이렇게 해보면 되겠네!"라고 흐름을 타는 거죠.


이런 사고가 쌓이면 사람들은 그걸 <지혜>라고 부르더군요.

정보가 홍수처럼 넘치고 숨 가쁘게 돌아가는 세상은 자꾸만 우리의 별빛을 가리려 듭니다.


그럴 때일수록 내 안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보세요.

인생은 오답 체크를 당하며 쩔쩔매는 시험장이 아닙니다.

나만의 별자리를 따라 원하는 곳으로 노를 저어가는 흥미진진한 항해여야 합니다.


정답이 없으니 틀릴 일도 없습니다.

우리는 그저 우리가 정한 방향으로, 기분 좋게 나아가면 그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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