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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필수연구소 Jul 01. 2024

따릉이 모험:지도없이 떠나는 여행

지도없이, 목표없이 따릉이로 서울을 탐험합니다

오랜만에 장안동 사는 하작가를 만나 따릉이를 타고 모험을 떠나기로 한다.

따릉이는 한 시간권과 두 시간권 두종류가 있고, 하나를 선택하고 이용 기간을 선택하여 구매가 가능하다. 따릉이 앱으로도 되고, 토스에 따릉이 대여 기능을 이용해도 된다. 한시간권은 한시간 이용하면 끝인게 아니라, 한 번에 1시간 까지 탈 수 있다는 뜻이다. 즉 1시간 전에 반납을 하고 다시 대여를 하면 이용 기간에 안에는 무한히 이용할 수 있다. 한명이 너무 긴 시간을 점유하지 말고 반납하라는 뜻이다. 즉, 따릉이 스팟이라 불리는 반납 장소를 찾아서 1시간마다 반납 / 대여를 계속하면 무한히 탈 수 있다.


하작가의 소개로 처음으로 따릉이를 가입하여 타게되었다. (+100 XP) 편의점에서 구매한 보충식량을 바구니에 채우고 모험을 시작한다. 둘이 명명한 ‘따릉이의 모험’에는  룰이 있다.


1. 스마트폰으로 지도를 찾지 않는다

2. 1시간마다 직감으로 따릉이 스팟을 찾아 충전한다

3. 목적지 없다. 따라서 길을 잃는 경우도 없다. (단지, 돌고 돌아 같은 곳이 계속 나타나면 허탈하다)


일단, 익숙한 동네에서 벗어나기 위해 중랑천을 따라 쭉 올라간다. 얼추, 이번에 탐험할 인던이라고 생각하는 지점에서 자전거길에서 벗어나는 게이트를 통해 인던을 탐험하기 시작한다.  목표가 없이 자전거를 타며 구경하는 동네의 모습은 완전히 다르다. 언제나 이동은 (심지여 여행이라도) 어딘가 목적지를 향해 가는데, 목적지가 없으면 이 모든 주변이 새로운 관찰 대상이 된다. 자동차로는 너무 빨리 지나고, 걷기엔 너무 범위가 한정적인데, 자전거로 이동을 하며 탐험을 하면 다양한 모습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다.

재치있는 문방구 이름, 어딘가에 쭉 늘어져있는 점집들. 큰 담으로 둘려처진 새로지은 아파트와 구시가의 경계들. 시장골목, 대학교… 그냥 서울 시내 흔한 거리가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모습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아주 희미하게나마 모든 것이 새롭거 신기했던  어린시절의 ‘탐험’의 기분이 기억난다. 익숙하지 않았던 아랫동네를 가보면서 느꼈던 기분, 새로운 마을의 어색함.


여기에 1시간마다 스팟을 찾아야 한다는 미션이 탐험을 게임으로 만든다. 둘 다 엄청난 길치인지라 (지난번 야간 산행에서 길을 잃은 것도 하작과 함께였다. 사람이 그렇게 많은 도봉산에서도 내려오는 길을 못 찾아 헤맸다는..) 정비안된 세모 네모의 블락의 골목길들을 돌다도면, 왠지 인숙한 가게가 보이고 다시 그자리에 오기도 여러번이다. 그러다 주요 역근처인지 따릉이 스팟을 찾아내면 미리미리 피를 채운다.


이런 따릉이의 모험의 장점 중 하나는 정말로 길을 못 찾거나 너무 지치면 그냥 스팟에 반납하고 택시나 버스타고 가면 된다. (최근에 분당에서 여의도까지 자전거를 타로 갔다가 너무 힘들었지만, 간신히 끌고 들어온 기억이) 소유하지 않으면 챙겨야 할 것도 없다.

따릉이를 타고, 기사식당에 들러 식사를 한다. 스마트폰 지도 사용 금지 원칙이 있어서, 맛집이나 리뷰를 찾아보진 않는다. 그냥 모험이다. 그러다 맛있는 커피집을 찾기도 하고, 그냥 안전하게 프랜차이즈 햄버거집을 가기도 한다. 마을만 탐험하는게 아니라, 한번은 서울시립대를 만나서 오랜만에 대학교 구경도 하고, 배봉산이라는 작은 산을 올라가기도 한다. 자전거에 등산을 한다고 하면 엄청 열심히 운동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정말 동네 마실 처럼 설렁 설렁 다닌다.


몇 번의 따릉이 모험을 즐기고, 점점 새로운 인던들을 찾아서 떠나기로 한다. 그러다 찾아보니 전국에 다양한 지자체 따릉이들이 있는 것도 알게되었다. 영주따릉이, 부여공주 따릉이, 경주따릉이 등등, 기차나 고속버스를 섞어서 전국 따릉이 여행을 다녀보기로 한다.


익숙하지 않은 낯선 것에 대한 경험


이런 것들이 좀 더 살아있게 만든다. 생생하게 만든다. 천천히 늙게 만든다

이렇게 새로운 자극을 받은 세포들이 에너지가 되어 일상의 루틴을 또 살아가게 한다. 


하루에 2천원이면 이런 모험을 즐기기 충분하다.


오늘의 TIP

따릉이는 2시간 기준, 1년 4만원 6개월 2만원이다.

1시간은 너무 짧아서 마음이 조급해질 수 있으니, 2만원 6개월을 추천한다


오늘의 TIP

로드같은 자전거는 서울의 보도블럭과 작은 골못들 다니기 불편하다. 따릉이만 갈 수 있는 곳들이 많다


오늘의 TIP

따릉이앱도 괜찮지만 토스앱이 위젯도 있어서 조금 편하긴하다. 결국 토스는 6개월에 한번씩 2만원 이체하는 앱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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