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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ripza May 27. 2016

과거의 기록 2015.7.19

진주晉州 가는 길

기차를 타고 달린다. 기차가 터널 안으로 속력을 높이며 지나갈 때 순간적으로 귀가 막힌다. 비행기가 이륙을 하고 난 뒤 빠르게 고도를 높일 때 전해지는 느낌과 같다. 비록 그것보단 자극이 덜하지만 그런 먹먹함은 순식간에 답답함으로 바뀐다. 열심히 하악을 위아래로 움직여 하품 시늉을 한다. 그래야 내이와 외이 사이의 압력차를 빠르게 극복할 수 있다.


나는 宇宙人이 될 팔자는 아닌가 보다. 지상에서 기차를 타고 터널을 지나갈 때 이 정도의 먹먹함을 느낀다면, 그 지상을 박차고 올라가 대기권을 뚫고 가야 하는 우주여행은 얼마나 힘이 들까. 겨우겨우 우주공간에 나왔을 때 나는 귀머거리가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또 상관없다. 우주는 진공이라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음소거의 우주여행을 눈을 감고 상상해본다. 지금은, 진주星으로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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