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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ripza Apr 13. 2023

73'Berlinale : 4

*관람한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El castillo (The Castle)> / <石がある (There Is a Stone)>


그동안의 일을 말하자면,  번째 글을 올린 날에 독일어시험 결과가 나왔는데 아쉽게 떨어졌고, 시험준비 때문에   남짓 영화제 글을 쓰는 것을  미루게 되었다... 이런 축제에 관한 글은 축제가 진행되면서, 또는 축제가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쓰는 입장도 그렇고 읽는 입장에서도 가장 좋다고 생각된다. 왜냐하면, 아직  축제에서 느낀 온기와 기억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남은 기억들과 노트에 적은 메모들을 토대로  나만의 영화제 시리즈를 끝까지 가보려고 한다...


6. <El castillo (The Castle)> / Martín Benchimol / Panorama / 아르헨티나, 프랑스 2023

(2월 21일 10:00 Cubix 8)




어젯밤에 왔던 영화관에 또 왔고(...) 이제는 너무나도 능숙하게 건물 안으로 들어간 뒤 관을 찾아 앉았다. 이제는 영화제 진행요원이나 관 옆의 바/카페 직원들의 얼굴을 외울 지경이다...


내가 이날 오전에 본 영화는 아르헨티나 감독이 만든 것이었다. 돌이켜보면, 6개 중에 두 개가 아르헨티나 영화가 되어버렸다. 이전에 내가 본 아르헨티나 영화가 뭐가 있었지...라고 생각하다가 졸린 눈으로 (실제로도 조금 잤었다.) 봤던 <ZAMA>가 있다는 것이 생각났다. 그 영화는 언젠가 다시 한번 봐야 하는데...


(영어자막으로 대략 보고 끄적여본 이야기)

영화 제목답게 엄청 크진 않지만 3층정도 되고, 방도 많은 성에 사는 엄마와 딸이 나온다. 딸은 20대 정도로 보이고, 엄마는 50대 정도 된 것 같다. 그들이 일반적인 집에 살지 않고 이곳에 사는 이유는, 엄마가 젊었을 적 여기에서 일했고, (그때는 소유주가 아르헨티나의 어떤 유명 가수라고 소개된다.) 그녀가 죽고 나서 그녀가 성을 물려받고(실 소유주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관리하게 되었다. 도심에 살지 않으니 그들이 돈을 버는 방법은 성 근처에서 키우는 소를 파는 방식이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이웃의 누군가가 소를 가끔 훔쳐가는 것 같은 느낌이다.



유명 여가수의 가족은 이따금씩 성을 찾아오고, 음식을 대접받고 주말 휴가를 즐기고 다시 도시로 돌아간다. 이 장면에서 확실히, 그들은 더 높은 '계급'인 것처럼 보인다. 그들의 가족이 남긴 허름한 성을 처리하기는 아깝고, 그렇다고 직접 살 수는 없으니 이 작은 두 가족(엄마와 딸)에게 그것을 위임하는 것처럼 보인다. 성은 점점 낡아가고, 수도나 문 같은 것들이 고장 난다. 그리고 엄마는 지쳐가는 것 같다. 결국 소를 팔고, 고기로 만들어도 팔면서 수리비를 충당한다.


한편 딸은, 카레이서가 꿈이고 본인의 친구집으로 들어가 정비일을 하면서 그 꿈을 이루어보려고 한다. 하지만 그녀가 도시로 떠나려고 할 때 그녀는 늘 그녀의 '떠남'을 막으려는 자연적인 반발이 일어난다. 영화 말미에서 결국 그녀는 도시에 갔다 오지만, 꿈이 접힌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한편, 부동산 업자들은 엄마에게 성을 팔라고 하고, 그녀도 그런 마음을 품고 성의 내부 이곳저곳을 잘 찍지만 그 결정 역시 이루어지지 못한다.



(베를린 영화제 홈페이지 설명을 빌리자면) 동화 같은 공간에서 살고 있는 두 모녀가 사실은 그들이 절대로 탈출할 수 없는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점에서 잔혹동화 같은 측면을 담은 영화.


7. <石がある (There Is a Stone)> / Tatsunari Ota / Forum / 일본 2022

(2월 21일 21:00 Delphi Filmpalast)



이번 영화제의 두 번째 아시아 영화이자 첫 번째 일본영화. 사실 난 일본 영화도 좋아한다. 이유를 생각해 본다면, 다른 아시아권 나라와는 달리 생활상이 정말로 비슷한 것이 많음으로써가 하나이겠고, 인구가 많은 만큼 영화의 종류도 많음이 두 번째 이유인 것 같다. 그래서 이 두 가지에 의해 지속적으로 '좋은' 일본 영화를 접해와서 좋아진 것 같다. 이 영화도 그래서 골랐다. 내가 아직 잘 모르는 다른 감독들의 '영화제'에 출품되고 상영될 영화가 궁금했다. 그래서 <There is a stone>에 대한 나의 감상은


아주 귀여운 영화라고 생각했다. 등장인물도 귀엽고, 중간에 나오는 아이들이나 동물들도 귀엽고, 등장인물들의 대사나 행동도 귀엽다. 영화 마지막쯤에 나오는 강아지도 귀엽다. 줄거리는 :


왜인지 모르겠지만 작은 도시에 온 소녀는 물가를 돌아다니며 '논다.' 어린아이들과 축구를 하기도 하고 홀로 길을 걷다가 본인과 나이가 비슷해 보이는 어떤 소년을 만난다. 그들은 같이 물수제비를 하고, 자연 속에 있는 오브젝트들로 여러 가지 놀이, 그러니까 우리들도 초등학교 저학년 때 개울에서 많이 했을 법한 것들을 하며 하루를 보낸다. 소년은 소녀와 같이 있고 싶어 하는 눈치지만, 소녀는 처음에는 여기에서 벗어나려고 했던 것 같다. 하지만 다른 길이 보이지 않자 이내 다시 돌아오고, 그대로 어둑어둑 해질 때까지 시간을 또다시 보낸다.



소녀는 핸드폰 배터리가 다 닳아서 동네를 돌아다니다가 한 주유소에 (겁도 없이) 들어가서 충전을 하면서 잠이 들고, 소년은 본인의 집으로 돌아와 오늘 그가 소녀와 했던 것들을 일기장에 적는다. 다음날 소녀는 깨어나고, 주유소의 강아지 산책을 하고 돌아와 체크(...)까지 한다. 기차를 드디어 타고 가는 순간, 어제의 그 개울에서 어제의 그 소년을 또다시 보고 미소를 짓는다.


중간에 졸린 부분이 많았다. 영화는 그들이 노는 장면을 편집을 거의 하지 않은 채 그대로 보여준다. 내가 이걸 왜 보고 있지?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냥 보게 된다. 영화가 끝난 후 이어진 GV에서 감독이 말하기를, 이 영화는 개인적인 경험이 바탕이 됐다고 했다. 어렸을 적 물수제비를 하고 나서, 갑자기 친구들끼리 아까 던진 돌을 찾고 싶게 되었다고. 그래서 몇 시간이고 개울을 뒤진 기억이 있다고 했다. 그는 "아무것도 아닌 것", "의미 없어 보이는 것"에 대한 것을 영상으로 담고 싶다고 했다. 그런 의도였다면 은, 나는 그의 의도대로 영화가 잘 나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조금만 더 짧았으면 어땠을까.



이렇게 4 차가 끝났다. 집에 돌아가는 길에 배고파서 커리부어스트를  먹었던  같다. 커리부어스트는 식당에서 비싼  주고 먹는 것보다 길거리에서 2~3유로쯤 주고 먹는 것이  맛있다. 음식의 유래도 그렇다.




모든 사진 출처 : 베를린영화제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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