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운석, 소금, 석영

by soripza



빈 오페라 극장에서 2막이 시작되고,


Alceste : 당신을 너무나 사랑해서 나의 목숨과 당신의 목숨을 맞바꿨어요.

당신 대신 내가 죽겠어요!


나는 그녀에게 운석을 던져 죽여 버린다.

극장의 천장이 뚫렸다.

혼자 살아남은 왕이 오열한다.


암전


잘츠부르크의 암염巖鹽. 누군가─정확히는 소설가 박범신이다─는 그것이 사랑이라고 말했다.

오랜 시간 동안 엄청난 압력과 온도를 버티며 만들어진 그것.

수천 년의 짭조름함이 소시지를 한 입 베어 먹을 때 전해진다.


그리고 인스브루크에는 (주)스와로브스키의 <크리스털 월드>가 있다.

수정은 동, 서, 남, 북, 위 그리고 아래로 빛의 제국을 정팔면체로 건설한다.

누군가가 자신의 사랑을 위해 수정을 Taxfree로 사간다.


인터미션이 끝나고 오케스트라가 조율을 시작한다.


어쩌면 당신은 운석처럼 별안간 나에게 떨어진 존재일지도 모르겠다.

당신은 잘츠부르크의 암염처럼 내 속에서 굳어졌다. 이제 그 결실이 석영처럼 빛날 시간이다.

Taxfree처럼, 불필요한 것들을 집어치우고 내가 말한다.


암전


Amdeto : 나도 당신을 너무나 사랑해!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함께 3막이 시작되고,


헤라클레스가 죽음의 신 타나토스를 무찌른다. Alceste와 Amdeto가 지옥에서 돌아온다. 극은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모두가 일어나 기립박수를 친다. 배우와 관객들이 뚫린 천장을 통해 위로 올라간다.

나는 오랜 시간 동안 자리를 지킨다. 그때, 저기 멀리서 빛을 품은 당신이 내려오고 있다. Mein Schatz, 나의 보석, 나의 사랑. 우리만의 4막이 시작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600마리의 벌레는 재판을 받아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