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간의 여행
나의 몸은 아직 시차에 적응하지 못했다
새벽 세 시까지 잠에 들지 못하는 나
그동안 지구는 공전궤도의 이십사 분지 일을 돌았다
한 절기가 지나가고
한국으로 돌아와 내가 처음 맞은 건 장맛비
지금쯤 너는 이국의 호수에서
또는
해변가에서
햇볕을 맞고 있겠지
시간은 나에게서 더 빠르다
별이 보이지 않는 서울 밤하늘
달그림자마저 두터운 먼지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장맛비가 그치면 이 먼지도 가라앉겠지
그때 동안 너는
가로등 불빛 아래서 이국의 밤하늘을 바라본다
그곳에는 너의 눈만큼이나 빛났던 별이
조금씩 자신의 위치를 조정한다
수천 분의 1°
각도가 틀어진 다음,
그제야 나는 잠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