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oripza Oct 14. 2016

EBS '부부는 무엇으로 사는가?'
다큐멘터리를 보고

새로운 형태의 사랑과 가족이 다가온다

며칠 전 EBS에서 다큐멘터리를 봤다. ‘부부는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제목으로 현대 가족의 다양한 형태를 볼 수 있었다. 전형적인 가부장제 내의 한국가정의 모습부터 부부간 성생활의 행태,(일부일처제의 제도 내에서 믿음과 사랑을 이어가야하는 부부생활에 있어서 특히 일본과 한국의 섹스리스부부 비율이 1/3이 넘는 것을 지적했다.) 그리고 다자간연애의 모습 또한 보여주었다. 실제로 남자 한 명과 여성 두 명, 그리고 그들의 아이가 같이 살았던 가정을 인터뷰하며(물론 다자간의 관계를 계속 유지되고 있었다.) 소유가 집착이 되는 상황에서 서로를 믿으며 모든 것을 터놓고 대화를 통해 이해를 한다면 다자간연애도 충분히 가능하고 외려 더 행복하다는 견해도 들을 수 있었다. (전 세계 수만 명이 ‘다자간연애’ 커뮤니티에 가입되어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하지만 내가 가장 인상 깊게 보았던 건 어떤 70대 노부부의 모습이었다. 늦은 나이에 재혼을 한 그들은 남자가 금, 토, 일요일만 여자의 집으로 와서 부부생활을 했다. 언뜻 보면 주말부부 아니야? 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었지만, 이들은 ‘각각’의 집이 있었다.

  

이유를 묻자 아내는 이렇게 말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이는 방을 치우는 것을 싫어하고 혼자 있는 걸 좋아하죠. 이에 반해 저는 사람들과 수다 떠는 것을 좋아하고 늘 가구를 예술적으로 배치하는 것을 좋아해요. 이 둘이 같이 살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그래서 우리는 금, 토, 일요일만 같이 살고 다른 요일에는 각자의 집에서 각자의 생활을 즐깁니다. 저는 수영을 매우 좋아해요. 그러나 그이는 수영을 좋아하지 않죠. 좋아하지 않는 것을 억지로 같이 하자는 건 일종의 폭력이에요. 그래서 저는 오래된 친구와 해변 가에 가는 것을 즐깁니다. 그 편이 서로에게 더 좋죠.”


어쩌면 이런 부부의 형태가 이상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부부는 무조건 24시간을 같이 붙어있어야 해!’라는 족쇄에 묶여 얼마나 많은 갈등이 생기고, 많은 부부가 이혼으로 치닫고 있는가. 그러나 이런 부부의 형태도 만약에 ‘아이’가 생긴다면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어제는 지인과 이야기를 하면서 이런 이야기도 나누었다. 정말로 ‘개인주의’의 시대가 온다면, ‘내’가 누구의 자식도, 누구의 부모도 아닌 세상이 오지 않을까?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처럼 모든 아이들은 남녀 간의 성관계가 아닌 시험관으로 태어나고 집단으로서 길러진다. 섹스가 다음 세대를 잇기 위한 도구라는 개념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질 수 있다. 이렇게 된다면 부모나 자식이 없으니 ‘나’ 자신이 ‘수직적인 생물학적 관계’로부터 정의되는 것이 아닌 '수평적 관계를 통한 자아’로 귀결될 수 있지 않을까? 다만 현대의 자식과 부모, 조부모 관계는 종말을 맞고, 우리가 모성애 혹은 부성애라고 부르는 감정들도 없어질 것이다. 언젠가 미래의 사랑과 가족형태를 주제로 한 SF소설 한 편도 써보고 싶다.


하지만 과거든 현재든 미래든, 그리고 가족이 어떠한 형태를 가지고 있건 간에 중요한 건 역시나 서로에 대한 ‘이해’, 그리고 ‘존중’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P.S. 사진은 내가 최근에 본 '가족드라마'중 가장 재미있게 봤던 KBS연속극 '가족끼리 왜 이래'로 선택했다.


출처 : http://www.naverdrama.com/%EA%B0%80%EC%A1%B1%EB%81%BC%EB%A6%AC%EC%99%9C%EC%9D%B4%EB%9E%9827%ED%9A%8Ctudou141116/

매거진의 이전글 자소설 쓰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