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핸드폰이 울렸다. 확인해보니 카톡 단톡 방에 메시지가 와있었다. 얼마 전 업무상 필요한 내용들을 공유하자며 팀장님이 만든 단톡 방이다. 단톡 방에 팀장님이 A 사원에게 메시지를 남겼다.
팀장: A야, OOO건 잘못됐네. A: 아, 그거 잘못됐나요? 실수가 있었나 봐요. 죄송합니다. 팀장: 이렇게 저렇게 수정해. A: 네, 내일 출근하면 바로 수정하겠습니다. 팀장: 지금 와서 고쳐놔.
A사원이 처리한 일이 뭔가 잘못됐나 보다. 그런데 그것을 굳이 단톡 방에서 알려야 했을까? 개인적으로 연락해도 충분한 내용인데 말이다. 팀원들의 실수에 대해서 팀원들과 공유하고 다른 팀원들이 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번 건은 그런 성격의 것도 아니었다. 게다가 A사원은 휴가 중이었다. 휴가 중인 사람에게 꼭 그렇게 해야 했을까? 물론 휴가 중이나 퇴근 후라도 상황에 따라서 연락해야 할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번 건은 전혀 그런 것도 아니었다. 휴가 중인 사람에게 연락해서 물어봐야지 해결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긴급한 것도 아니었도 A사원의 말대로 다음날 출근해서 처리하면 되는 일이었다. 그런데도 단톡 방을 통해서 연락을 하고 내일 출근해서 처리하겠다는 팀원에게 지금 와서 처리하라고 말을 한다. 물론 '지금 와서 고쳐놔'라는 말은 팀장님이 정말 그러길 원해서 하는 말이 아니다. 농담일 것이다. 그렇다고 그것이 상대방도 100% 농담으로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그런데 유독 누군가가 휴가를 가면 단톡 방이 더 자주 울린다. 단톡 방의 발신지는 항상 팀장이고 대상은 거의 휴가를 간 사람이다. 휴가 안 가고 출근한 사람은 옆에 있으니 직접 말하면 되지만, 휴가를 가고 출근한 사람은 옆에 없으니 카톡으로 묻거나 지시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옆에서 보는 팀원들은 휴가만 가면 팀장님이 일부러 팀원들 마음 불편하게 만드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 -진짜 그건 것 일지도 모른다. 가끔 그런 느낌적인 느낌이 있다-
내가 팀장에게 바라는 것은 다음과 같다.
1. 단톡 방은 없애자.
단톡 방은 꼭 있어야 하는가? 단톡 방이 아니더라도 메일이나 전화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단톡 방을 사용하고 싶다면 말리지는 않겠다. 단, 다음 항목들을 지키는 한에서 말이다.
2. 사적이거나 무안 주는 내용은 단톡 방이 아닌 개인적으로 이야기하자.
3. 긴급한 일이 아니면 휴가 간 사람 소환하지 말자. 소환한다고 달라지는 것도 없다. 휴가라도 맘 편히 보내게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