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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이디푸스 Nov 04. 2019

누가 종무식 때 연차를 써?

회사 행사는 무조건 참석해야 하는가

누가 종무식 때 연차를 써?
1년 동안 다 함께 고생했는데 종무식 때도 다 함께 해야지 연차가 말이 돼?


  벌써 11월이다. 이제 회사들마다 1년 성과를 정리하고 인사평가를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여기저기 송년회에 참석하면서 바쁜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다.  크리스마스도 있고 설날도 찾아온다. 남은 연차도 소진하기 위해서 휴가 계획을 세우기도 한다. 회사에서는 종무식도 하고 시무식도 한다. 시무식이나 종무식을 하는 회사도 있고 안 하는 회사도 있다. 우리 회사는 시무식은 하지만 종무식은 따로 하지 않는다. 대신 회사 전 직원이 함께하는 송년회 행사가 있고 부서 별 송년 회식, 팀 별 송년 회식, 그리고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송년회를 갖는다.  여기에 추가로 12월 마지막 날 오후에 부서별로 모여서 30분 정도 다과회를 가진다. 간단한 덕담(?)을 나누고 한 해 업무를 마무리한다. 이 다과회-나는 다과회라고 부른다-를 종무식으로 부르는 사람도 있다.


  "누가 종무식 때 연차를 써?" "1년 동안 다 함께 고생했는데 종무식 때도 다 함께 해야지 연차가 말이 돼?" 12월 마지막 날 다과회에 참석하지 않고 연차를 쓰겠다고 말했다가 팀장한테 욕을 먹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회사 송년회 때도 "한 해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내년에도 함께 잘해 봅시다."라고 인사를 나누며 술잔을 기울이고, 부서 회식 때도 "다들 힘든데 잘 참아줬어. 내년에도 파이팅해보자고"라며 술잔을 기울이고, 팀 회식 때도 "한 해 마무리 잘해봅시다"라며 술잔을 기울였는데 그것도 모자라 마지막 날 다과회 때도 또 같은 소리를 한다. 그리고 그 30분을 위해서 연차는 쓰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1월 1일 설날을 쉬고 1월 2일에 출근하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올 해도 잘해봅시다."라고 인사를 건넨다. 그리고 물론 이날도 연차는 안된다.


  시무식, 종무식, 창립 기념행사 등 이날 연차를 쓴다고 하면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하고 극구 반대하고 개념 없다는 소리를 하는 상사들이 있다. 물론 개의치 않는 상사들도 있다. 나는 그 날 연차를 써도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그것을 문제 삼는 사람들이 문제 있다고 생각한다. 시무식 때 회장님의 우리 회사 한 해 비전을 직접 듣고 직원들과 인사하는 시간 필요하고 좋다. 하지만 참석 못한다고 내용을 듣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종무식 때 함께 하는 것도 좋다. 그렇지만 종무식 때 함께 하지 못한다고 한 해 마무리를 못하는 것도 아니다. 창립 기념행사 때 근속상, 우수사원 상 등을 받는 동료들을 그 자리에서 축하해 주는 것도 좋다. 하지만 그 날 없다고 해서 축하 못해줄 것도 없다. 직장 동료들 결혼식도 다 참석하는 것도 아니고 상 당해도 다 찾아가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상황에 따라 연차를 쓸 수도 있다. 연차를 쓴다고 경기까지 일으킬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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