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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이디푸스 Jul 15. 2019

연차 사용, 월금은 왜 안되죠?

(feat. 연휴 전 후)

  잠에서 깨어나자 나는, 이틀 동안의 휴가를 청했을 때 왜 사장이 못마땅한 기색을 보였는지 그 까닭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오늘이 바로 토요일인 것이다. 이를테면 나는 여태껏 그것을 잊어버리고 있었던 셈인데,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그 생각이 문득 떠오른 것이다. 사장은 자연히 내가 그렇게 되면 일요일까지 합쳐서 나흘 동안 쉬게 될 것을 생각했을 것이므로, 그것이 그의 마음에 탐탁하게 여겨졌을 리가 없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엄마의 장례식을 오늘 치르지 않고 어제 치른 것은 내 탓이 아니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토요일과 일요일을 나는 어차피 쉬게 되었을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사장의 심정을 이해할 수 없는 바도 아니다.
<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중에서>


  금요일이나 월요일에 연차를 사용한다고 하면 정색을 하는 상사들이 있다. 그들의 말에 의하면 금요일이나 월요일에 휴가를 쓰면 주말까지 해서 사흘을 쉬기 때문에 회사를 너무 오래 비우기 때문에 안된다는 것이다. 기적의 논리다. 그럼 한 번 따져보자.  


화, 수, 목 연차는 하루 짜리고 월, 금 연차는 사흘 짜린가?

어느 요일에 연차를 사용하든 하루 휴가다. 월, 금에 연차 쓴다고 연차가 두세 개 소진되진 않는다. 


토, 일은 나만 쉬는가? 

모두가 다 같이 쉰다. 회사 동료들도 다 같이 쉬고 협력 업체들도 모두 쉰다. 다 같이 쉬는 날을 왜 혼자 쉬는 것처럼 생각하는가?


사무실을 사흘을 비우면 안 되나?

업무조정 가능하면 평일에도 충분히 비울 수 있다. 아무 문제없다. 하물며 토, 일은 말해 뭣하랴.


이런 말을 하는 상사들도 있다. "사흘 동안 뭐할 거야? 할 것도 없는데 괜히 연차 쓰지 말고 출근이나 해." 그러면 "저는 할 게 너무 많습니다."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게 뭐냐고 물어볼까 봐 그냥 참는다. 연차비라도 주고 말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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