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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릴라 Mar 24. 2020

우리 몸 사용설명서가 궁금하다면?

빌 브라이슨의 <바디>

빌 브라이슨의 <거의 모든 것의 역사>를 참 재밌게 봤다. 딱딱할 수 있는 내용을 재밌게 풀어내는 것에 감탄했다. 같은 작가의 새 책, <바디>는 또 얼마나 몸을 재밌게 풀어냈을지 궁금했다. 사람을 구성하는 원소부터 피부, 털, 뇌, 머리, 입과 목, 심장과 피 등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기도 한데 신기한 내용들을 잔뜩 알려준다. 사실 <거의 모든 것의 역사>에 비하면 재미가 못 미친다. 그래도 기대를 조금 내려놓고 본다면 꽤 흥미롭다. 나의 몸이 이렇게 오묘하게 작동된다는 것을 새삼 깨닫고 나를 더 사랑하게 된다. '내 몸의 모든 세포들, 장기들이 이렇게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 특히 코로나 19 덕분으로 바이러스 부분은 더 집중해서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우리 자신에 관한 가장 놀라운 점이라는 데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우리가 쓰레기 더미에서도 찾아낼 수 있는 것들과 동일한 불활성 성분들을 그냥 그러모은 것에 불과하다는 점 말이다. 이전에 다른 저서에서도 했던 말을 여기에서 다시 한번 하련다. 그럴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를 이루는 원소들에 특별한 점이 있다면, 바로 우리를 이루고 있다는 것뿐이다. 그것이 바로 생명의 기적이다.

우리 인체 조성의 한 작은 측면을 그토록 중시한다는 것이 이상한 일이죠. 피부색은 햇빛에 대한 반응일 뿐인데도, 사람들은 마치 피부색이 사람을 결정하는 인자인 양 행동한다니까요. 생물학적으로 보면, 실제로 인종 같은 것은 아예 없어요. 피부색, 얼굴 특징, 모발 유형, 골격 구조 등 사람들을 규정하는 그 어떤 특성도 인종이 있다고 말해주지 않아요. 그런데도 피부색 때문에 인류 역사 내내 얼마나 많은 이들이 노예가 되거나 증오나 폭력의 대상이 되거나 기본권을 박탈당했는지 보세요.


에르조나 대학교의 연구진도 비슷한 연구를 했다. 한 사무실 건물의 금속 문손잡이에 이른바 "바이러스"를 묻혀두었더니, 약 4시간이 지나자 그 바이러스가 건물 전체로 퍼졌다. 직원 중 절반 이상이 감염되었고, 복사기와 커피 자판기 등 거의 모든 공용 기기들에도 묻었다. 현실 세계에서는 그렇게 묻은 바이러스들이 사흘까지 활성을 띨 수 있다. 놀라운 점은 (다른 연구에 따르면) 입맞춤이 병균을 전파하는 효과가 가장 떨어진다는 것이다. 위스콘신 대학교에서 자원자들에게 감기 바이러스를 접종한 뒤에 조사했더니 입맞춤은 그 바이러스를 옮기는 효과가 거의 없었다. 재채기와 기침도 그다지 효과가 없었다. 감기 바이러스를 옮기는 진정으로 신뢰할 방법은 접촉을 통하는 것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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