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재 함부로 차도 된다
내 안에 아내 있다 14
아내는 다혈질이다.
피가 뜨겁다,
제법 나이가 들었는데도 여전하다.
연탄재 함부로 차지 마라 했지만
아내는 함부로 차도 된다.
누군가를 위해 뜨거웠던 적이 여러 번이다.
가족에게 그랬고,
이웃에게도 그랬다.
매번 김치를 담가주시는 장모님이
주변에 절대 나눠 주지 마라고 당부한다.
그래도 소용없다.
아이의 자기소개서를 걱정하는 엄마에게
한번 봐주겠다고 약속을 한다.
그리고 내 메일 주소를 알려 준다.
가끔씩 길게 통화를 하면
그 사람 문제를 상담해 주는 전화다.
경험이 많아서 인지 전문가 뺨친다.
그런 아내가 요즘 심심한 것 같다.
코로나 19로 하던 일을 그만두고
사람들도 잘 만나지 못한다.
끓는 피가 흘러갈 곳을 잃었다.
한풀 꺾인 아내를 보는 것은
힘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