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홍길동 Feb 03. 2023

예쁘게 말하는 남자

내 안에 아내 있다 17


평소 좀처럼 칭찬을 하지 않는 아내가 주변 사람에게 내  칭찬을 했다.

"우리 남편은요, 마음에 드는 구석이 별로 없지만, 그래도 말을 예쁘게 해요."


나는 칭찬을 들어 기분이 좋았지만, 그  말의 의미를 정확히 몰라  아내에게  물었다.

"내가 예쁘게 말한다고 했는데, 왜 그렇게 얘기했어?"


아내는 오래전에 있었던 얘길 꺼냈다.

"지난번 부부들이 모인 자리에서, 남편들이  일하다가  띵동 문자 오는 소리를 듣고 확인해 보면 아내가 카드 썼다는 것을 알게 되어 스트레스받는다고 했잖아?"


"그때 당신이 '나는 카드 사용 문자 소리를 들으면, 아내가 오늘도 별일 없이 건강히 잘살아 열심히 움직이는구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어. 그때 감동을 받았고, 카드 사용도 자제해야겠다고 마음먹었어."


실제로 카드 사용을 줄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다.



아내가 설명한 예쁘게 말한다는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좋은 쪽을 보며 듣기에 좋게 말한다는 뜻인 것 같다. 예쁘게  말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아름다운 단어를 쓴다는 말 일 수도 있고, 교양이 있어 수준이 높아 보인다는 뜻일 수도 있다. 또 아내가 이야기한 대로  긍정적으로 말한다는 것 일수도 있다,


어떤 의미던 예쁘게 말하는 것의 본질은 상대가 좋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 모처럼 한 아내의 칭찬이 나를 춤추게 만들어 이 글을 썼다. 사는 게 힘들고 고생스러운데, 말을 예쁘게 해서 돈 안 들이고 세상살이가 조금이라도 나아진다면 좋은 일이다. 일찍이 조상님이 한 말 중에 최고는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가 아닐까?



꽃을 든 남자도 멋있지만, 말을 예쁘게 하는 남자도 괜찮은 것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마음껏 트로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