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리스트 이야기 12
나처럼 등산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즐기는 운동은 등산이다. 2015년 통계에 따르면 월 1회 이상 등산하는 인구가 1500만이다. 전체 인구수 대비로 보면 전 세계에서 가장 많다. 우리나라 국토의 65%가 산이라는 지형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자연을 즐길 수 있고 저렴한 비용으로 체력을 기를 수 있는 운동이기 때문일 것이다.
맑은 공기를 마시는 상쾌함, 몸이 좋아지는 느낌, 정상에 오르는 성취감, 시간에 쫓기지 않고 나누는 이야기, 하산의 아쉬움을 달래는 막걸리 한 사발까지, 등산하는 날은 속이 꽉 찬 만두처럼 탱탱한 하루가 된다. 등산하는 날이 사고 없이 보람 있게 마무리되고 삶을 위한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날이 되기 위해서는 준비물을 잘 챙겨야 한다.
등산하는 날에 제일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등산 인구가 많아서이겠지만 산행을 하면서 크게 다치는 사람이 많다. 안전을 위해 등산화와 스틱, 장갑, 무릎보호대는 필수적으로 챙겨야 한다. 등산 스틱의 효과는 생각보다 크다. 산행 시 다리에 실리는 힘을 30%까지 분산시켜주고 미끄럼을 방지해 보행의 안정감을 높인다. 특히 하산 시에는 스틱에게 고맙다고 말하게 된다. 또한, 더운 날씨에도 산 깊숙이 오르면 한기를 느낄 수 있기에 얇은 옷을 여러 벌 준비하는 것은 필수다.
그렇다고 안전만 챙길 순 없다. 등산의 목적이 건강과 산을 오르는 즐거움을 느끼는 것인 만큼 즐겁게 산을 오르기 위해서는 필요한 용품을 잘 준비해야 한다. 산행 시간에 따라 다르겠지만 산에서 먹으면 맛있는 음식을 준비하면 마음이 좋고 든든하다. 있는데 안 먹는 것과 없어서 못 먹는 것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오래전 일이다. 대학원 모임이 주관한 겨울 산행에서 나는 차가운 김밥을 먹으면서, 보온 도시락에 김이 모락 거리는 죽을 먹는 사람이 너무 부러웠다. 내 얘기를 들은 아내는 봄에 이어진 그다음 산행에 보온 도시락을 준비해 주었다. 산 정상에 오른 후에 주변에 자리를 잡고 점심 식사를 하는데, 약속이나 한 듯 각자 싸가지고 온 음식을 나눠 먹는 분위기가 됐다. 그런 분위기에서 혼자 죽을 퍼먹는 내가 바보 같았다.
초보자에게는 당황스러운 일이 일어나지만, 꼼꼼하게 챙겨 준비한 사람들에게 등산하는 날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좋은 날이다.
□ 날씨 확인
□ 등산복
□ 배낭
□ 장갑
□ 모자
□ 마스크
□ 등산화
□ 아이젠 (겨울)
□ 등산 스틱
□ 무릎보호대
□ 자외선 차단제
□ 수건
□ 선글라스
□ 여벌 옷, 양말
□ 비상 약품
□ 비상 랜턴
□ 생수 / 따듯한 물
□ 간식
□ 도시락
□ 물티슈, 휴지
□ 휴대폰 보조 배터리
□ 쓰레기 수거 봉투
□ 셀카봉 홀더(스틱에 끼워 활용)
※ 위의 체크리스트를 바탕으로 자신의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활용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