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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길동 Jan 09. 2019

낭패

체크리스트 이야기 10


시간에 쫓겨 허둥지둥 외출 준비를 한 경험이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짧은 시간에 이것저것 챙기는 일도 어려운 일이지만, ‘빠진 것 없이 제대로 챙겼을까?’ 하는 마음이 더 어렵다. 지갑도 챙겨야 하고, 지갑 속에 있어야 할 내용물도 챙겨야 한다. 뭐라도 한 가지 빠지면 낭패스러운 일 하루를 망치게 된다. 밖으로 나갈 때 필요한 물건을 빠짐없이 챙기는 것은 성공적인 하루를 살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바쁜 현대인들이 외출할 때 챙겨야 할 것들이 의외로 많다. 옷에 있는 주머니 정도로는 그것을 다 담기 어렵다. 여성들이 큰 가방을 들고 다니는 것은 예삿일이지만 남성들이 큰 가방을 들고 다니는 일도 보통의 일이 되었다.


우선 세상과 연결된 휴대폰을 챙겨야 한다. 가끔은 휴대폰을 깜박 두고 나온다. 나가자마자 그 사실을 알게 되큰 문제가 아니지만, 꽤 시간이 지나서 알게 되거나 내가 탄 차가 이미 길을 들어서 돌이킬 수 없는 상태에 처하게 되면 낭패다. 그렇게 되면 아예 마음을 비우거나 집에 있는 사람들을 고생시켜야 한다. 스마트폰 없이 하루를 살아 보겠노라고 마음을 비우는 것은 수련이다. 종일 ‘누구에게 연락이 왔을까?’, ‘중요한 전화가 오지 않았을까?’ 하며 마음이 번잡하다. 급한 마음으로 귀가하여 휴대폰을 살폈는데, 스팸 문자를 빼면 연락 온 것도 없다. 더욱이 중요한 연락이 없었다는 것을 사실을 확인하는 순간 허망해진다. 그러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생각하게 되고, 예상치 못한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      


지갑을 빠뜨니고 가는 것도 낭패스러운 일이다. 점심 식사비를 대신 내 달라고 말하는 것은 애교 수준이지만, 저녁 술자리에서 지갑이 없다고 말할 때는 술값 안 내려고 핑계를 대는 쫌생이가 되는 느낌이다. 택시비라도 빌려야 할 처지가 되면 처량하기까지 하다.     


새로운 사람을 자주 만나고 인사를 해야 하는 사람들은 명함이 없으면 낭패다. 다른 사람에게 명함을 받으면서, “명함이 없어서 다음에 드리겠습니다.” 하며 말꼬리를 흐리게 된다. 준비 안 된 사람의 모습을 보이는 것은 비즈니스에서는 큰 문제다. 큰일을 성사시켜야 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      


이어폰을 빠뜨리면 심심하다. 스마트폰 안에 볼것 들을 것이 많은데 긴시간을 심심하게 보내야 하면 마음이 불안해 진다. 하지만 도리 없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접으면, 더 생산적인 일에 집중하게 되는 반전이 있기도 하다.      



휴대폰이건 이어폰이건 그정도면 하루만 참으면 해결되는 낭다. 인생을 살다 보면 돌이킬 수 없는 낭패를 보게 된다. 인생에서 차근히 준비해야 할 것을 준비하지 않은 결과로 만나는 낭패는 만나지 말자.



외출 체크리스트     


□ 지갑 / 신용카드/ 교통카드 / 현금     


□ 스마트폰 / 충천기 / 이어폰     


□ 필기구 / 책 / 읽을거리     


□ 명함 / USB  / 열쇠


□ 칫솔 / 치약 / 치실 / 립클로스 


□ 화장품 / 여성용품     


안경닦이  / 빗 / 휴지  / 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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