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시점
구두와 꽃
구두에 피어난 작은 꽃이 예뻐
고개 숙여 가까이 바라보는 큰 꽃
누군가가 자신에게 마음대로 그린
작은 꽃이 마음에 안 드는 구두
또각또각 경쾌하게 소리 내는 구두가 좋아
자신은 소리가 나지 않음을 슬퍼하는 큰 꽃
누군가가 자신을 신고 원하지 않는
어디론가 떠나는 게 싫은 구두
우리는 서로
나는 네가 부럽고
너는 내가 부럽지
각자의 시점
이 시는 구두와 꽃이라는 이미지를 통해, 서로 다른 존재가 가진 것을 부러워하는 관계를 표현한 작품입니다. 커다란 꽃과 작은 꽃이 그려진 구두, 둘의 겉모습은 전혀 다르지만 각자 서로가 모르는 결핍을 품고 있지요.
구두 위에 그려진 작은 꽃은 예쁘지만 진짜 꽃은 아닙니다. 큰 꽃은 그 꽃을 보고 예쁘다고 말하지만, 그 속에는 자신이 갖지 못한 아름다움에 대한 부러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구두는 작은 꽃은 어떨까요? 구두는 자신에게 피어난 꽃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그 꽃은 자연스럽게 피어난 것이 아니라 누군가 마음대로 그려 넣은 가짜 꽃이기 때문이지요. 구두는 타인의 의도와 꾸밈이 자신에게 덧씌워진 것에 불만을 느끼고 있습니다.
다시 큰 꽃의 입장으로 가서, 구두는 또각또각 소리를 내며 이동할 수 있습니다. 큰 꽃은 소리를 낼 수도, 스스로 다른 공간으로 이동할 수도 없기에 구두가 가진 능력을 보며 부러워합니다.
하지만 구두 역시 원하지 않는 곳으로 떠나는 것이 싫습니다. 구두는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고, 누군가가 신어야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지요. 결국 구두가 가는 방향은 언제나 자신의 의지가 아닙니다.
구두는 자연스럽게 스스로 피어난 꽃을 부러워합니다. 더 정확하게는, 꽃이 가진 고유한 색과 향기, 존재 자체를 동경하고 있지요.
그렇다면 꽃은 어떨까요? 꽃도 구두가 부럽습니다. 구두는 움직일 수 있고, 새로운 공간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작고 아기자기한 외모와 함께 경쾌한 소리를 낼 수 있는 구두가 부럽지요.
이러한 감정은 우리의 일상에서도 자주 경험할 수 있습니다. 멋진 외모, 다양한 걸 할 수 있는 능력, 상대가 가진 여유, 분위기, 혹은 삶의 안정감 등등 을 부러워합니다.
우리는 자신만큼 상대를 잘 알지 못하기에 상대가 가진 장점은 빛나 보이고, 나의 부족함은 더 크게 느끼곤 합니다. 이 시의 꽃과 구두의 관계처럼, “내게 없는 너의 것이 부럽고, 너에게는 내가 부러운” 서로의 마음이 교차하는 그 미묘한 감정을 통해 서로를 부러워하며 살아가는 마음을 되짚어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