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보는 거야
보는 눈 사이로 찰칵
내가 먼저 너를 보았어
너는 모를 거야
내 눈 뒤에 무엇이 있는지를
하지만 기대해도 좋아
너의 기억을 앗아갈 만큼
내가 먼저 본 신나는 세계를
너에게도 보여줄게
이 시는 무언가를 먼저 본 주체가 포착한 너머의 세계를 독자에게 나누어 주려는 설렘과 약속을 담은 작품입니다. 시선은 기록이자 초대로 이어집니다.
“보는 눈 사이로 찰칵
내가 먼저 너를 보았어”
가장 멋지고, 화려한 순간을 먼저 포착하고 나서 독자에게 말합니다. 너를 먼저 보았다고. 우리보다 먼저 무언가를 본 저 존재가 우리 또한 먼저 보았음을 넌지시 던지는 말.
“너는 모를 거야
내 눈 뒤에 무엇이 있는지를”
시선의 비대칭성이 드러납니다. 아직 우리에게 공유되지 않은 세계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어떠한 풍경일까요? 아니면, 어떠한 기억이나 의미일까요?
“하지만 기대해도 좋아
너의 기억을 앗아갈 만큼”
비밀은 곧 공개될 것 같습니다. 이제 우리를 초대하려 하네요. 기억을 앗아간다니요. 아마도 너머에 있는 무언가는 강렬한 경험을 주리라는 기대마저 듭니다.
“내가 먼저 본 신나는 세계를
너에게도 보여줄게”
경험을 나누려 합니다. 그리고 기대와 두근거림은 이내 점점 더 커져가기 시작합니다.
시 속의 화자는 먼저 본 았다고, 조금 더 먼저 경험하였다고 해서 우월해지지 않고, 먼저 본 자의 기쁨을 다음 누군가에게 전달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자신이 포착한 세계를 숨기지 않고 초대하며 너머의 것은 소유가 아니라 나눔이 되며 시는 끝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