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코가 없네
눈은 있어, 그런데
코가 없네
얼굴이 가지고 싶었던 눈,
그런데 눈밖에 없네?
코와 수염이 함께 있어
빗자루는 내 소원을 이뤄 줄 거야
눈과 눈 사이에 붙이니
나도 얼굴이 생겼어
이 시는 부족함을 느끼는 존재가, 사물을 이용한 상상 놀이를 통해 자신의 결점을 스스로를 완성해 가는 순간을 포착한 작품입니다.
“눈은 있어, 그런데 코가 없네”
화자에게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구절입니다 화자의 얼굴은 일부 있지만, 완전하지 않지요. 결핍을 마주하게 됩니다.
“얼굴이 가지고 싶었던 눈,
그런데 눈밖에 없네?”
세상을 바라보게 하는 눈은 있습니다. 하지만 이내 눈밖에 없음을 깨닫지요.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코와 수염이 함께 있어
빗자루는 내 소원을 이뤄 줄 거야”
필요한 요소들이 하나로 묶인 무언가가 등장합니다. 일상의 물건이자 해결의 실마리인 빗자루.
“눈과 눈 사이에 붙이니
나도 얼굴이 생겼어”
빗자루를 걸칠 적절한 위치를 찾고 붙이니 비로소 얼굴이 만들어집니다. 상상을 통해 단순한 청소도구였던 빗자루는 멋진 코와 수염이 됩니다. 아주 강력한, 놀이와 상상의 힘이죠. 그렇게 완성의 순간, 화자는 하나의 얼굴을 가진 존재가 됩니다.
화자는 자신의 결핍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상상과 놀이로 그것을 채워 가며 긍정적인 태도를 보여줍니다. 진지함보다 즐거움으로 스스로 만들어나가니 원하는 것을 가지게 되었지요. 결국은 결점도 무결점도, 행동하는 과정 속에서 달라짐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