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을 잘 봐

눈동자가 조용히 노려봐

by 오은영

손끝을 잘 봐

손끝을 보기 위해
자라난 버섯과 줄기들

거짓을 품은
눈동자가 조용히 노려봐

여기서 나를 속이는
녀석이 있어

조마조마한
작은 버섯


이 시는 무언가를 자세히 들여다보는 찰나, 의심이 확신이 되는 순간을 표현한 작품입니다.


“손끝을 잘 봐”


화자는 당신을 초대합니다. 그리고 당신도 관찰을 시작하지요. 당신의 시선은 아주 작은 손끝으로 집중됩니다.


“손끝을 보기 위해 자라난 버섯과 줄기들”


그리고 눈은 없지만 손끝을 보기 위해 버섯과 식물들이 자라납니다. 식물 또한 무엇이 자라는 것이 궁금했나 봅니다.


“거짓을 품은 눈동자가 조용히 노려봐”


자라는 것을 보여주겠다던 눈동자에서 무엇인가 거짓을 느꼈습니다. 방금 당신을 초대한 상냥한 화자의 눈빛과 분위기는 싸늘하게 바뀌어졌습니다.


“여기서 나를 속이는 녀석이 있어”


화자는 확신에 가까운 판단을 내립니다. 이 공간 안에 자신을 업신여기고 거짓말을 한다고 여기는 어떤 존재가 있다는 것을 이미 느껴버렸습니다.


“조마조마한 작은 버섯”


마지막에 대상이 드러납니다. 버섯은 자라나는 것에

의심을 품으려고 접근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눈동자는 그 태도를 느끼고 불쾌함을 느낍니다. 그리고 작은 버섯은 조마조마하며 불안해합니다. 자신이 지목될 것 같은 느낌에.


이 시는 작은 것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그 낯선 존재와 의심이 생겨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손끝을 보기 위해 자라난 버섯의 기묘한 성장에 화자는 전에는 느끼지 못한 시선을 느끼지요.


그리고 그 속에서 자신을 속이는 느낌, 그러한 존재를 발견합니다. 하지만 그 존재는 거대한 것이 아니라 조마조마한 작은 버섯 그리고 그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 눈동자 사이에서 관찰이 깊어질수록 생겨나는 불안과 의심을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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