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색 코트를 샀다.

15년차 다이어터의 결심

by 여온


코트를 사러갔는데, 거기 매장의 직원분이 그러시더라.

'아무래도 흰색은 잘 안 입으시죠 다들. 부해보이니까.'


길에 보면 겨울엔 유난히 검정 옷이 많다. 전국민의 필수품이 된듯한 검정 롱패딩을 비롯해 검정 코트 등.

아우터를 수십벌 사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하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기본적으로 때가 덜 타니까.


하지만 솔직히, 부해보일까봐 무서워서도 맞다.

북극곰이 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이 한켠에 들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다.


나는 이렇게 신경을 쓰니 살이 안찌는게 어쩌면 당연할 정도로 내 몸의 크기에 민감하다.

실제로 어디가서든 누구에게든 살쪘다는 소리를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마른 체형에도 불구하고 그렇다.

페미니즘 어쩌고 코르셋이 어쩌고 하는게 스스로도 위선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그래도 입기로 한다.

겨울엔 밝은 낮보다 어두운 밤이 많고,

내 하얀 부피가 세상을 왠지 조금 더 밝게 만들지도 모른다는 이상한 생각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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