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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온 Nov 15. 2020

현실적인 연말연시 파티룩

욹이정도면 훌륭하지 않을까


어렸을 적 패션 잡지를 보면 이맘 때쯤 항상 연말연시 파티룩에 관한 글이 나왔다.

그래서 나는 성인이 되면 거기에 나오는 것 같은 슬릿 드레스나, 이브닝 드레스 따위를 입고 파티에 가게 되는 것인줄 알았다.

그것이 굉장한 망상이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20살때 한번, 그리고 22살때 한번이다.

그런 손바닥만한 천 쪼가리를 입고 다니기엔 한국이 너무 춥다는 것은 차치하고서라도, 내가 스무살이 되었던 그 때 누구도 그런 파티를 하지 않았다. 우리는 연말이라고 학교 앞 술집에 모여 파전에 동동주를 먹었다. 

그리고 스물 둘, 내가 처음으로 유럽에서 연말을 맞이하던 그 때, 거기에서도 그런 일은 쉽사리 일어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클럽에 가거나 파티걸들과 어울려 놀거나 한다면 간혹 가죽 드레스, 화려한 스팽글이 달린 미니드레스 등을 입을 일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연말 연시란 가족과 따뜻하게 새해를 맞는 크리스찬의 풍습이 있었던 것이다.

그래도 이상하게 연말연시의 반짝거리는 조명 때문인지, 이 시즌이 되면 혼자 파티룩에 대해 고심한다.

스팽글과 시스루, 혹은 반짝거리는 니트에 시크한 블랙 플래어 팬츠, 아니면 가죽 스커트-... 

아슬아슬한 드레스를 입고 샴페인 파티를 할 일이 없다면 이 정도로도 충분히 파티 느낌을 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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