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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원하는 일을 찾지 못하는 이유.

목표라는 허상

by 오프웰

오늘 새벽 4시 반 『퓨쳐 셀프 』라는 책을 꺼내 들었다. 이미 여러 번 읽은 책이지만 시각화를 하면서 어느 순간 벽에 부딪혔다는 느낌이 들었다. 목표를 형식적으로 쓰고 생각했다. 단순히 목표를 여러 번 쓴다고 해결될 것 같지 않았다. 사실 내가 진짜 원하는 게 이게 맞는지도 확신이 없었다.


분명 몇 년 전에는 원한 다고 생각했던 것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만큼 원하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한다. 나는 이럴 때 정말 혼란스럽다. 그때 느낀 감정은 너무나도 확실했고, 그것을 찾기까지 정말 많은 시간을 투자했기 때문이다. 동시에 내가 단지 힘들어서 마음을 바꾸었나?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과정이 몇 번 반복되면 내가 진득이 하는 법이 없이 이리저리 기회만 재는 것 같아 죄책감 마저 든다. 이렇게 시간을 흘려보내면 마음은 더 초조해지고, 성급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결국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이다.


우리는 무언가 꾸준히 하라는 말을 듣는다. 그런데 나는 내가 하던 일이 나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거나 더 이상 가치 있다고 느껴지지 않는 일들은 과감히 손을 떼었다. 내 마음의 소리에 더 귀를 기울였다. 그런데 중요한 점은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들도 꾸준히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영어공부와 발음연습, 유머연습이 있다. 왜 그랬을까? 나는 이것이 지금 당장 실패하는 느낌을 피하기 위해서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원어민 앞에서 말문이 막히는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영어공부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또 당장 남들 앞에서 썰렁한 유머로 분위기를 어색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서 멋쩍게만 행동했다. 그러니 유머실력을 향상할 기회를 스스로 없애었다. 그 결과 유머의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다. 발음 연습도 마찬가지다. 발음음을 어색하게 하면 상대방이 어떻게 생각할지 두려워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점잖은 척을 했다. 그래서 실제 나는 정말 짓궂지만 나를 정말 차분하고 진지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나는 지금의 좋은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 그리고 일부러 불편한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동시에 현재 해야 할 올바른 일을 하고 있다는 좋은 느낌을 가지기 위해 감정에 지나치게 집착했다. 그래서 서 매일마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정말 내 목표에 다가가도록 해 주는지에 끊임없이 집착했다.


사실 우리의 만족스러운 상황은 오래가지 않는다. 이는 불편한 감정 또한 오래가지 않는다는 점에서 다행스러운 일이다. 눈 딱 감고 불편함을 감수하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이것은 우리가 경험을 통해 사고가 끊임없이 확장되기 때문이다. 그러니깐 오늘의 나와 내일의 나는 다른 사람일 수 있다. 그래서 서 지금 정말로 원한다고 생각하는 것도 내일이면 한순간에 바뀔 수도 있다. 만약 내가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지에 집착할수록 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과거 내가 단식과 지방을 멀리했지만 지금은 단식과 지방을 사랑하는 것처럼 새로운 것을 알게 되면 생각이 바뀌는 건 시간문제다. 제한된 경험 안에서 원하는 것을 찾겠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시간을 죽이는 것이다. 과거에 내가 탄수화물에 전념해 보았기에 탄수화물이 안 좋은 걸 깨달을 수 있었다. 나쁜 경험에서도 얼마든지 배울 점은 있다.


결국 우리는 원하는 일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싶어 하지만 그것은 변한다는 점에서 존재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은 부자가 되고 싶어서 부자가 되었지만 정작 자신은 돈을 원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는 것과 비슷하다. 돈이 있으면 인생의 문제들을 확실히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은 허상일 뿐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원하는 것이 아닐지라도 목표를 정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목표는 우리에게 이정표의 역할을 하며 우리가 살아가는 원동력이 되어 준다는 점에서다.


아직 이루지 못한 목표는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는데 힘이 되어준다. 그니깐 그 목표가 진짜 우리가 끝까지 추구해야 할 목표인지 그렇지 않은지보다 목표 그 자체의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 그래야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그것이 실패면 배울 기회로서 감사하게 생각하면 된다. 단지 우리가 주의해야 하는 건 우리의 가치관과 사고가 새로운 경험을 통해 언제든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세상을 유연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이것이 겸손이 필요한 이유다.


나는 이런 관점에서 우리가 한 살이라도 더 젊었을 때 많은 경험을 해 보아야 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결국 우리가 세상에 태어난 이유는 무언가 얻기 위해서 태어난 것이 아니다. 그보단 삶의 많은 것을 경험하고 자신을 알아가고 자신의 잠재력을 깨닫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지금 당장 자신이 원하는 일을 찾지 못했다고 해서 자책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지금 해야 할 것은 눈앞에 주어진 목표에 전념하는 것이다. 그 과정 속에서 새로운 목표를 발견할 수 있고 내 길이 아니라 생각이 들어 다른 길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전념했을 때만 알 수 있다. 그러니 지금 주어진 일에 온 마음을 다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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