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이미 준비되어 있다

by 오프웰


오늘 아침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모든 것은 이미 준비되어 있다. 이런 생각이 든 이유는 내가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물건이 사실은 내가 진짜 원하던 게 아님을 깨달아서다. 이것만 준비되면, 이것만 있으면 나는 ~할 텐데.


우리는 정말 교묘하게 일을 미루는 재능이 있다. 당장 하기 싫은 일을 잠시라도 연기할 명분을 끊임없이 만든다. 설사 원하는 조건이 갖춰져도 시작하지 않는 이유는 그 일을 하는데 완벽히 갖춰진 환경을 찾지만 그것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존재하지도 않는 것을 쫓느라 지금 나에게 주어진 기회를 그냥 흘려보낸다. 내가 가지고 있는 물건, 시간, 에너지를 생각하고, 걱정하고, 후회하는 데 써버린다.


나는 방을 정리하면서 그동안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물건들이 오히려 내 에너지를 갉아먹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공간을 차지하고 사용하는 데 불편하지만 왠지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집안에 놔둔 물건들이 많았다. 신기하게도 그런 물건들을 하나씩 정리하다 보니 마음에 여유가 생겼다. 후련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이렇게 홀가분한걸 왜 진작 버리지 못했을까?


내가 추구하는 건 미니멀 라이프다. 물건을 정리하는 것처럼 마음속 잡념도 없애려 노력하고 있다. 그동안 내가 가지고 있었던 고정관념들 그리고 사회가 제시하는 일반적인 상식들.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물건을 사들이는 것처럼 우리가 가지고 있는 사고방식은 사회의 통념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한 것이다.

만약 우리가 가지고 있는 사고방식이 잘못된 것이라면? 우리가 얻고자 하는 게 전혀 우리가 원하는 게 아니라면 어떨까? 그야말로 인생을 낭비하게 된다. 목표가 다이어트인데 지방은 몸에 나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살을 빼기 어려울 것이다. 나는 누군가가 도와줘야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으면 시작을 할 수 없다. 그래서 정말 중요한 건 무작정 지식을 많이 습득하는 것이 아닌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맨 처음에는 이런 것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 집안에 있는 물건들처럼 너무나도 당연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관찰하고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내가 그 물건을 사용할 때 어떤 기분이 느껴지는지 관찰하고 내가 가지고 있는 사고방식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관찰하는 것이다. 우리가 무언가를 바꾸기 위해서는 먼저 바꾸려는 대상이 명확해야 한다.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우리가 어떤 생각과 행동을 하는지 인지하지 못한다. 그 속에 빠져 있어 자신을 바라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내가 매일 명상을 하는 이유다. 명상의 핵심은 알아차리기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사고 패턴을 가지고 있는지 명료하게 알아차리는 것이다. 명상에 관해서 궁금하다면 김주환 교수님의 내면소통 책을 강력히 추천한다.


명료하게 인식했다면 그다음에는 불필요한 물건들과 생각들을 하나하나씩 정리하는 것이다. 불필요한 물건을 버리면 나를 즐겁게 하는 물건들을 더 자주 사용할 수 있게 되고, 불필요한 편견이나 고정관념이 사라지면 생각이 유연해져 같은 것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평소 우리가 가지고 있는 생각 그리고 물건들이 나에게 도움이 되는지 관찰할 필요가 있다. 만약 그것이 나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데 큰 방해물이 되기 때문이다.


나는 김주환 교수님께서 한 말씀이 참 와닿았다. 삶에서 무언가 얻을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무언가 준비가 되면, 무엇을 얻으면, 정보를 좀 더 찾으면 시작하겠다고 하지만 사실 막상 그것을 얻으면 마음이 혼란스러워져 오히려 선택을 어렵게 만든다. 중요한 것은 무언가 얻어야 완벽해진다는 생각은 결핍의 감정을 만든다는 것이다. 또한 답을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찾도록 만든다. 무엇을 하더라도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게 되고 그것은 현실로 나타난다.


현실을 온전히 즐기지 못하고 집중하지 못하니 인생에서 유일하게 변화를 만들 수 있는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이다. 인생은 지금이 모여서 만들어지는데 결국 원하지도 않는 것을 쫓다 인생은 흘러가 버린다. 그러니 마음이 혼란스러울 때일수록 더 이상 물건을 사들이지 않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무조건적으로 맹신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무엇이 나에게 필요한지 알 수 있게 된다. 이것이 느린 것 같지만 더 빨리 가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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