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말하고 싶었던 것들이 많아.
근데 너를 볼 수 있는 시간이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네.
그래서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부탁을 하나만 하려고 해.
이 부탁을 하고 나면, 네가 내 부탁을 듣고 나면,
나는 너를 두 번 다시는 볼 수 없겠지.
그래도 괜찮아. 괜찮을 거야.
이미 부탁하기로 마음을 먹었으니까.
내가 널 좋아하고 있는 건 알지?
아마 네가 생각하는 그 이상으로 널 좋아하고 있을 거야.
근데 난 네가 원하는 남자가 되지는 못할 것 같아.
노력해서 되는 문제가 아니라,
나는 네가 원하는 것들에 반의 반도 해줄 수 없어서
내린 결정이니까 이해해 줘.
다른 사람과 있을 때 유독 더 웃고 있는 너를 보면서
속상하기도 했는데,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그 사람도 너를 많이 좋아하는 것 같아.
나만큼은 아니겠지만, 네가 원하는 만큼 충분히.
그 사람은 나보다 많은 부분에서 나아 보여.
키도 크고, 잘생겼고, 옷도 잘 입어.
아, 성격도 꽤 좋아 보이더라.
나는 나도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아직 네 옆에 서기에는 한참 부족한 사람이라는 게
눈으로 보이고, 그래서 더 마음이 아팠어.
하지만 그래서 빨리 받아들일 수 있었어.
눈으로 보이는 거니까. 바꿀 수 없는 현실이니까.
그래서 너는 나보다 더 좋은 사람을 만났으면 해.
아니, 그냥 좋은 사람 말고 나보다 몇십 배는 더
좋은 사람을 만나서 행복했으면 해.
정말 너와 잘 어울리는 사람을 만나서,
네가 행복하게 하고 싶은 것들을 모두 누렸으면 해.
내가 무슨 노력들을 해도 채워줄 수 없는 부분들을
그런 사람과 함께 행복을 그려나가길 바라.
처음부터 이게 내 역할이었나 봐.
더 좋은 사람의 기준점을 잡아주고,
더 좋은 사람이 나타나기 전까지 널 좋아하는.
이제 내 역할은 끝난 것 같아.
많이 좋아했어.
아마 나보다 널 더 좋아할 사람은 앞으로도 없을 거야.
그렇지만
넌 그걸 몰라도 돼.
차라리 몰랐으면 해.
그러니까 마지막 부탁이야.
나 말고,
나보다 더 좋은 사람을 만나
그리고 꼭 행복하게 잘 지내줘.
시작도 하지 않은 관계라서 다행이야.
네가 어디에 있든, 어떤 모습이든,
널 항상 응원할게.
행복해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