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
감정 없이 돌아오는 무미건조한 한마디.
사랑한다는 말이 이렇게나 아픈 말일 줄은 몰랐는데,
난 또 네게 무엇을 기대한 걸까.
악역이 되느니 죽는 게 더 낫다던 그날의 대화가 생각난다.
나에겐 좋은 사람으로 남고 싶다나 뭐라나,
넌 늘 그런 식이다. 그럼 남은 내가 악역이 돼버리는데.
남이사 나쁜 사람이 되건 말건,
너는 너만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면 그만이었다.
친구들에게 내 얘기를 할 때도, 네 부모님에게도.
나는 늘 모자라서 너에게 챙김 받는 존재였다.
나는 늘 너에게 상처를 주지만 너는 그런 나도 사랑한 댔다.
나는 너에게 늘 그런 사람이었단다.
너는 늘 나에게 잔인한 사람이었다.
해가 지고 나면 연락도 잘 안되던 그런 사람,
동네 클럽엔 어느새 단골이 되어있던 그런 사람.
내가 사랑한다고 말하면 너는 바람 빠진 소리를 내며 웃었다.
누가 들어도 확실한 비웃음.
그 웃음은 너무나도 차가워 동상에 걸린 내 마음은 하염없이 괴사 중이었다.
감히 네가 나를 사랑하냐는 듯한 어이없는 표정.
그리고 그런 네게 매달리는 내가 재밌다는 듯한 눈웃음.
그걸 다 앎에도 널 너무 사랑해서 매달리는 나.
넌 늘 그런 식이니까, 오늘도 한번 더.
넌 늘 그런 식이니까, 괜찮은 걸 거야.
넌 늘 그런 식이니까, 바보같이 사랑해.
사랑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