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역시나 잠이 오지 않는 밤입니다.
누가 그럽디다. 삶은 잠들기 싫은 밤과 깨기 싫은 아침의 연속이라고요. 저는 이 문장에서 슬픔을 느끼곤 합니다. 자고 일어나면 반복될 오늘과 같은 하루, 그럴 바엔 이 밤이 조금이나마 더 길었으면 하죠. 그러다가 결국 잠에 듭니다. 힘들지만 우리는 결국 현실을 살아가야 하니까요.
하지만 아침이 오면 눈꺼풀엔 돌덩이가 얹혔는지 참. 눈이 왜 이리 무거운 지 모르겠죠. 아니, 사실 온몸이 무겁습니다. 내 삶의 무게가 이렇게도 무거운 것인가 싶은 아침은 우리를 달콤했던 꿈 속으로 돌아가고 싶게 만듭니다. 악몽이라고 한들 현실보다 더 한 악몽이 있을까 싶은 하루도 존재하기 마련이니까요. 또 그런 하루들이 늘어가기도 하고요.
어쩌면 우리는 미래를 회피하고 싶은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미래는 불확실하기에 너무 불안하죠. 내일은 무엇을 해볼까 하던 설렘은 어느새인가 한 줌 잿가루가 되고 말았습니다. 온기도 남지 않은 동심 따위는 현실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 짐만 될 뿐이라 여기면서요. 어느덧 우리에겐 생존을 위한 메커니즘만 생성하도록 세팅되어 가는 AI가 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뭐 한탄을 하려던 것은 아닌데요. 그저 이런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세계는 퇴보 중인 것인가? 아니라면 우린 기술의 발전 속 긴 과도기에 머무르는 중일까? 하는 그런 의문들에 대해서 말이죠. 코로나 시기의 기억은 사라져 버린 것만 같고, 전 아직도 2019년도에 머물러야만 할 것 같은데 말이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끝이 보이지 않는 전쟁을 3년째 지속 중이고, 우리나라는 탄핵 찬반 시위로 지하철역이 제기능을 못하는 날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디즈니는 만화영화를 실사화하면서 캐릭터의 인종을 바꿔버리고는 하죠. 아, 마블은 아이언맨의 죽음 이후 말도 안 되는 스토리들을 마구잡이로 찍어내고는 합니다. 둘 다 PC인지 뭔지 하면서요.
그러는 도중에도 기술은 끊임없이 발전 중입니다. AI툴은 너무 다양해져서 분야별 전문 AI를 소개하기도 하고, 드론으로는 이제 못하는 게 없어졌죠. 항간의 소문에 의하면 암 치료제도 개발이 됐다고 하던데, 어디까지나 소문이니까요. 그런 기술이 있다면 빨리 상용화되었으면 합니다.
코로나 시기를 지나오면서 전 세계적으로 과도기가 온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과도기를 지나며 퇴보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도 사실이고요. 백설공주가 라틴계 배우로 나온다거나, 인어공주가 흑인 배우로 나온다거나 하는 건 전 세계인이 아는 명작에 대한 도전이라고 볼 수도 있겠죠. 근데 뭐 사실 본인들이 도전하고 본인들이 손해 보는 거라 크게 상관없겠습니다만은 정치계부터 이어 시민들의 삶이 팍팍해진 게 가장 크지 않겠습니까.
작년 겨울엔 뜬금없이 비상계엄령이 내려졌고, 길거리엔 탱크가 돌아다니며, 밤하늘엔 헬기가 돌아다녔습니다. 무장한 군인들이 국회와 선관위를 장악한 것은 옆나라 개도 알 겁니다. 그로부터 네 달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사람들은 편을 갈라 싸우기 바쁩니다. 사태의 본질은 파악하지도 않은 채 각자의 주장만을 내세우기 바쁘죠. 고위층으로 올라가면 갈수록 더욱 거세지죠. 그분들은 무엇을 하고 싶은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젠.
낭만을 좇는 사람으로서 한 마디 하자면, 지금 사회 분위기에서 낭만은 허황된 꿈처럼 느껴집니다. 지나치게 메말라있고, 사람들은 갈 곳 잃은 분노들이 서로에게, 자신에게 상처를 내는지도 모른 채 닥치는 대로 분노를 잡아 휘두릅니다. 사실 최근에는 제 존재의미에 대한 허무함보다 이 사회의 미래에 대해서 생각하다 오는 허탈감이 상당합니다.
그럼에도 소박한 꿈이 있다면 많은 사람들이 마음 편히 잠들어 개운히 일어나는 것이 아닐까요. 사회의 안정도 중요하지만, 결국 개인들이 모여 만들어낸 것이 사회인만큼, 개개인의 행복이 모여 사회를 정화시키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이 글을 읽는 모두가 행복했으면 합니다. 적어도 오늘 밤은 평안했으면 합니다. 행복이 넘쳐 평화로운 사회가 되기를, 작은 방 안에서 소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