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그러네 Jun 16. 2021

대한민국, 브랜딩에 나서야 한다.

카리브해의 작은 섬, 푸에르토리코는 미국의 자치령이다. 멋진 풍광과 아름다운 해변을 자랑하고 싶었지만, 찾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주변에는 플로리다, 쿠바, 아이티와 자메이카, 멕시코에 이르기까지 관광으로 먹고사는 나라들이 수두룩하였다. 


홍보 책임을 떠맡은 광고인 데이비드오길비(David Ogilvy)에게도 쉽지 않은 과제. 그가 발굴해 낸 푸에르토리코의 강점은 의외로 문화였다. 세기의 첼리스트 파블로카잘스(Pablo Cazals)가 그곳에 살았던 기억을 찾아내었다. 광고슬로건 ‘푸에르토리코, 그냥 멋진 해변만이 아닌 (Puerto Rico, Not Just a Beautiful Beach.)’를 도출한 것이다.      


필자의 프로젝트과목에 클라이언트로 참여한 ‘주한콜롬비아대사관’은 한국인들에게 콜롬비아를 어떻게 알려야 하겠는지 도와달라는 주문을 학생들에게 과감하게 하였다. 생각도 해보지 않았던 나라, 콜롬비아를 한국인들의 마음에 심기 위하여 학생들을 한 학기를 열심히 달렸다. 


상황을 분석하고 메시지를 고안하며 슬로건을 도출하고 실행계획을 다듬으면서 디지털과 온라인은 물론 전통미디어를 활용할 기획아이디어를 만들고 있다. 한동대를 방문하였던 카이자 로세로(Juan Carlos Caiza Rosero) 주한콜롬비아 대사는 본국 홍보를 위한 학생들의 결과물을 기대하고 있다. 나라를 알리는 일에도 브랜딩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대한민국은 어떤가. 세상을 얼어붙게 했던 팬데믹은 백신 접종과 함께 서서히 물러갈 모양이다. G7 회담을 비롯한 세계무대에서 나라는 선진국의 위치를 확인하고 있다. 세상은 한국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을까. 기업이 좋은 물건을 팔아도 업체가 하는 일과 상품의 가치를 알리는 일은 특별한 경영수단을 필요로 한다. 브랜딩(Branding). 


대한민국이 좋은 모습을 여러 가닥으로 가지고 있지만, 세계인의 마음에 다가가는 일은 또 다른 수준의 노력을 들여야 한다. 나라 간 통행과 교류가 활발해 지면 관광과 여행은 국가경영에 있어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산업영역이 될 터이다. 대한민국을 세계인에게 효과적으로 알리고 마음을 사로잡을 ‘국가브랜딩’이 긴요하게 요청되는 바이다.      


국가경쟁력과는 별도로 나라의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일을 전략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사이몬앤홀트(Simon Anholt)가 개발한 ‘좋은나라지표(Good Country Index)’는 나라들이 다른 나라들을 위하여 끼친 기여도를 평가하여 순위를 매겼다. 2018년 기준으로 한국은 28위, 미국 38위, 중국 60위 등이었다.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하면 순위는 아마도 조정되지 않을까 싶다. 


세계와 함께 호흡하며 상생과 공존의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우리의 모습이 세계인의 인식 가운데 긍정적이며 바람직한 방향으로 각인될 수 있도록 전문적인 브랜딩에 착수해야 한다. 효과적인 소통을 위하여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많은 것을 이룬 대한민국이 국가이미지브랜딩에 나서야 한다. 어떻게 만드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알리느냐가 승패를 가른다.       


장규열, 한동대 교수

매거진의 이전글 부부는 기적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