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상과다녀의 라이프 로그
일상이 사주명리학을 머금으면 현실 감각이 되살아난다. 믿음을 가질 것 같지만, 결국 깨닫게 된다. 누구든 한 가지에 심취하게 되면 저마다의 이론이 생기고, 깊이가 더해질수록 '학문'이 된다. 배우고 공부하는 사람에게는 가설도 사실이 되고, 입장이 있는 문제에도 '자신의 입장'을 더하기 마련이다. 명심해야 할 점은, 짧고 얕게 배운 사람이 그래서 제일 위험하다. 연애 30일째처럼 모든 삶이 한쪽으로 치중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어야 한다. 재미로 시작해서, 꽤 긴 시간 집중하게 되면서, 인생에 참고할 부분과 그렇지 못한 부분에 날카롭게 비판하려고 애쓰고 있다. 최근에는 상당히 영향력 있는 자리인 월주에 대해 공부 중이다. '식신과 상관'이 많은 내 사주에 대해 영상을 찾아봤다. 그러다가 농담인지 진담인지 모를 말에 진실을 캐내고 싶어졌다. '식신이 많으면 살이 찔 수 있다고?', 여름에 덜 움직여서 찌는 게 아니었던 것인가? 이렇게 땀이 많이 나는 데도 찌는 이유가 사주가 '식신'이 많기 때문인가?
식신은 한자로 밥 식, 귀신 신을 쓴다. 사주에 식신이 있으면 식욕, 표현욕, 성욕 등 욕망이 매우 많고 태생이 낙관적이라고 한다. 음악, 미술, 무용, 사진 촬영, 요리 등의 영역에서 걸출한 작품과 성취를 이룰 수 있다. 여기까지는 듣고 싶은 이야기들만 많아서 좋았다. '먹을 것을 좋아하고 먹을 복이 있어서 비만문제가 있을 수 있다.'라는 부분에서, 웃으면서 머리를 긁적였다. 사주명리학의 세계관은 경계가 모호한 것이 재밌다. 공부해야 할 부분이 광범위해서 어렵지만, 그만큼 관심사를 쫓다 보면 흥미로운 생각에 닿는다.
내게는 월주에 식신기둥이 있다. 이런 형태를 간여지동이라고 한다. 같은 색깔이 붙어서 생기는 거라고 하는데, '휘바'소리를 내며 강력한 효과를 낸다고 보면 된다. 개수가 많을수록 성격이 대쪽 같다는 평이 있던데, 나는 '비만 사주'를 가진 강력한 예감이 든다. 내 사주는 무슨 사주가 이렇게 정렬되어 있는지 스스로도 무섭다.
강의식 영상에서 첫마디가 인상적이었다. '바야흐로 식상(식신 상관)의 시대다.'라고 설명을 시작했다. 결론은 언제나 마지막에 나오는데, 칭찬으로 시작하는 것이 살짝 불안했지만, 일단 미소!
사주에 식상이 있을 때에 사용에 대해서 시대적 해석이 필요하다고 했다. 과거 유교사상이 있던 때에는 자녀교육, 살림에서 활용도가 낮았다. 현재는 조적, 가정(남편)에 반하지 않고 사회 진출이 가능하다. '업상 대체'로 개운이 가능하다. 예체능의 기운으로 직업으로 사용이 가능한 사주가 된다.
식상의 인간관계, 사랑에 대해서도 풀이했다. 일단 식신은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의미한다. 표현이 많다. 양날의 검이다. 애교가 많지만, 잔소리로 들릴 수 있다. 좋은 의도이지만 받아들이는 사람의 입장이 아닐 수 있다. 항상 명심하자. '수행 과제'를 주면 서로 좋아진다. 다행히 내가 아주 선호하는 방식이다. 즉각 행동하길 바란다면, 강아지에게 개껌을 주듯 돈 주면서 훈련시키면 된다. 특히 남자가 둘 있는 집에서 명령조로 말하면 분위기는 냉랭해진다. 화를 내는 게 아니라, 듣지 않는다. 일을 여러 번 해야 하는 상황이 더욱 많아진다. 그래서 콕 집어서 '누구'를 지정하고 늘 '예고'한다. '내일 나갈 예정, 내일 버릴 예정, 내일 빨래할 예정, 내일 은행 갈 예정, 퇴근 후 마트에 갈 예정 등'이다. 활용하자면, '여보, 내일 아침에 빨래할 예정이야. 자기 전까지 빨래 내놔줘.', '아들, 퇴근하고 마트 갈 건데 필요한 거 있으면 12시까지 문자 보내줘.' 기한이 있으면 서로 편하다. 일종의 실패 학습이 필요하다. 예고에 무응답을 했을 때, 불편하고, 반복 학습되는 과정이 필요하다. 감정보다는 결과로 나타나면 다음에는 말하는 즉시 행동하는 아름다운 상황이 생긴다. 앞으로도 가정의 평화를 위해 이 방법을 꼭 써야겠다고 다짐했다.
강의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성격에 대한 직설적인 말'이었다. 식상은 직관적, 감각적이지만 다소 감정적이다. 왜냐면 표현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길하게 쓰고자 한다면, 생산성 있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산성'이라는 말이 가슴에 크게 다가왔다. 말 그대로 경제적인 요소로 발전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할 텐데, 일단은 만들어 내는 것부터 하기로 했다. 그게 제일 좋아하는 '글쓰기'를 갖다 붙였다. 그리고 간절하게 바랐다.
결혼생활에 대해서도 재밌었다. 배우자 감을 찾을 때 표현을 잘 받아주고, 의사전달이 이루어지게 하는 남자, 좋은 '관'이 자리 잘 잡힌 사람이 좋다. 식상의 경우는 말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러므로 듣는 것만으로도 좋은 남편감이다. 그렇다. 남편은 이야기를 잘 들어준다. 바로 이야기를 시작하면 흘려듣지만, '궁금한 게 있어, 당신 생각이 궁금해.'라고 하면 귀를 쫑긋한다. 눈빛을 바꿔가며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데, 질문은 한 줄인데, 대답은 열 줄이 넘는다. 남편과 논쟁할 때가 하루의 하이라이트다. 달라서 재밌고, 길어서 재밌다.
그렇게 웃으면서 반은 잘 살고 있는 내 삶에 안도했다.
한 땀 식히고는 강사분은 칠판을 지웠다. 식상의 과도함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큰 다짐을 한 사람처럼 단점을 뜸을 들여 말하기 시작했다.
식상과다 여자는 '선을 넘는 경우'가 있다. 눈치를 보지 않기 때문에 태도가 건방져 보일 수 있다. 말보다는 태도(attitude)가 중요하다. 주변 환경을 살피고 비슷하게 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재성이 부족하다. 재성은 재물만을 의미하지 않고, 목적성을 의미한다. 노력하지만 60~80% 정도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즉, 피드백이 약하다. 의욕이 앞서서, 큰 실수가 있을 수 있다. 목적을 알고 행동해야 한다. 늘 반성하라.
식상이 많은 경우, 자녀만을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자녀만'이 아니라, '가정, 가족'안이다. 남편에게 잘해줘야 한다. 보편적이고 화목한 가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식상과다가 사회성이 부족하다는 것은 편견이다. 음양은 거시적인 관점이다. 식신과다 여자의 경우는 말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렇지 않다. 식상은 수렴, 실리적이기 때문에 관에 대한 규칙도 받아들인다. 단, 스스로 불편할 수 있다.
직업으로는 전문직, 파견직, 영업직, 현대 시대에 육아도 매우 전문적이므로 가정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요약>
장점 : 직관, 감각, 활동적, 현실에서 에너지를 쓸 수 있다.
주의할 점 :
- 재성적 측면 : 목표를 판단하고 목적성에 맞게 확고하게 생각하자.
- 관성적 측면 : 계획성을 가지자.
- 인성적 측면 : 고민하고 대비하자.
'물상론'이라는 것이 비유를 통해 설명하는 방식인데, 그 이상을 말하는 전문가들이 간혹 있다. 듣고 있다가 일명 현타가 올 때가 가끔 있는데, 이번에는 크게 왔다. 이제 그만하고 싶다는 마음까지 들었다. 인정해야 했다. 확실하게 평가당한 것 같아서 기분이 상했다.
어쩌면 공통적인 사항일지 모른다. 가슴에 작은 샘물처럼 또르르 말들이 들어온다. 안도와 반성이 함께 들어온다. 모두가 그렇듯, 장점을 활용하는 것보다, 단점을 고치는 게 어렵다. 강사는 인간의 본성을 고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인정만 합시다.' 하는 것만 같았다. '월주에 식신'이라는 검색어로 영상을 며칠 동안 찾아봤는데, 비슷한 이야기만 있었다. 표현이 조금씩 다를 뿐, 내용은 같았다. 충분히 찾아봤다고 생각되면 마음을 정리하고 글로 표현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완벽한 식상과다녀다. 글을 쓰면 말을 많이 하지 않아도 묵직한 마음이 가벼워진다. 글을 완성하면서 편안함을 느낀다.
이쯤 되면 현장에 가서 공부한 내용을 확인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조각내어 공부한 것들을 종합적으로 어떻게 풀어낼지 궁금해졌다. 아직 제대로 시작도 못한 '대운과 세운'을 접목하는 것도 직접 보고 싶다. '올해 땅 사도 좋겠어. 올해 로또 사도 되겠어.' 이런 말을 듣고 싶어 질지도 모르겠다. 내가 엄마라는 집에서 세상으로 나온 날짜와 시간이 나를 어떤 인간으로 결정했을지, 그 결정에서 어떤 부분은 현실이고 가상일지 확인해 볼 차례다.
참고 영상 :
1. 사주의 신/ 식신의 기본 성향 식신이 강한 사주 식신의 긍정과 부정
2. 사주세요/ 식상이 많은 여자 총정리
3. 운알남/ 식상이 많을 때와 없을 때 장점과 단점 등